반면에 새정치연합은 안방인 전남 순천·곡성을 여당에 내준 것은 물론 선거 막판 야권후보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6곳 가운데 수원정 단 한 곳에서만 승리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더욱이 수원병에 나섰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가운데 한 명인 손학규 후보는 새누리당의 정치신인인 김용남 후보에게 무릎을 꿇어 그의 대권가도에는 적신호가 켜졌다.
이날 개표결과 새누리당은 ▲서울 동작을(나경원) ▲부산 해운대·기장갑(배덕광) ▲대전 대덕(정용기) ▲울산 남을(박맹우) ▲경기 수원을(정미경) ▲수원병(김용남) ▲평택을(유의동) ▲김포(홍철호) ▲충북 충주(이종배) ▲충남 서산·태안(김제식) ▲전남 순천·곡성(이정현) 등에서 승리했다. 새정치연합은 ▲광주 광산을(권은희) ▲경기 수원정(박광온) ▲ 전남 나주·화순(신정훈) ▲담양·함평·영광·장성(이개호) 등 4곳에서 당선자를 내는데 그쳤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전체 의원정수 300명 가운데 158석을 차지하게 돼 원내 안정 과반을 확보하게 됐다. 새정치연합은 130석이 됐다.
박근혜정부 중간평가라는 의미가 부여된 이번 재보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참패한 것은 무엇보다도 당 지도부의 무리한 전략공천에 따른 공천 후유증과 세월호 심판론에 대한 여론의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돼온 이번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압승함에 따라 여권은 세월호 참사와 잇따른 인사실패 논란의 위기를 딛고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지난 14일 열린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 출범한 김무성 대표는 이번 선거승리를 토대로 당 및 정국 운영에 자신감을 갖게됐으며 취약한 당내기반을 공고히 다져나갈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반면에 세월호 진상규명과 세월호특별법 제정 등 세월호 정국에서 공세적 입장이었던 새정치연합은 수세적 입장으로 몰린 채 정국주도권을 여당에 넘겨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당 내부적으로는 공천 실패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조기전당대회 개최 요구 등 극심한 내홍에 빠져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는 리더십의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노진영 등 당내 일각에서는 조기 전당대회론을 들고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