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반열에…서울시장 후보 0순위
악재 딛고 야권 단일후보 꺾어
유일 3선 여성의원… 비중 커져
김무성 체제에서 역할 주목

사진=조옥희 기자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의 당선은 경우 단순한 원내 진입 이상의 의미가 있다. 나 당선인은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한 이후 3년여 간 정치 일선을 떠나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자신의 과거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 당협위원장직을 되찾기 위해 당에 신청했지만 친박(親朴) 주류들이 이를 받아주지 않았다. 타의에 의한 원외 생활을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이번 공천 과정도 나 당선인으로선 그리 기분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당초 당에서는 김문수 전 경기지사에 삼고초려를 했다. 그러나 김 전 지사가 끝내 거부하자 막판에 나 당선인으로 유턴한 상황이었다. 나 당선인 입장에선 막판에 결정하는 바람에 주민등록 이전도 못해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지도 못했다. 당의 '울며겨자먹기식' 결정에 기분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이런 악조건을 딛고 나 당선인이 동작을에서 야권단일 후보를 꺾고 살아 돌아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의 여권 내 위상은 크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친이계로 분류되는 나 당선인이 비박과 친이계가 중심인 새누리당에 복귀했다는 점에서 그의 정치 행로는 당분간 탄탄대로일 것이란 관측이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개표가 끝난 뒤 "나 당선인으로선 당이 어려울 때 선당후사(先黨後私)를 한 것이라는 명분이 있다"며 "더구나 동작을은 새누리당에 쉬운 지역이 아니었는데도 야권단일화 후보를 꺾고 당선됐으니 당으로서는 그만큼의 대접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 당선인이 3선 의원으로 여의도에 화려하게 복귀함에 따라 당내에서는 차기 또는 차차기 대권 주자 반열에 들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함께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한 바 있어 4년 뒤 서울시장 후보 0순위라는 견해도 있다. 그의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다시한번 큰 힘을 발휘한 셈이다.

반면 석패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는 타격이 크다. 노 후보는 이번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가 안되면 사퇴하겠다"고 기동민 전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몰아세운 측면이 있다. 때문에 만약 당선되지 못한다면 그 책임을 뒤집어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결국 실패했다는 점에서 노 후보는 물론 정의당의 진로에도 당분간은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 제1 야당의 양보를 얻어내 단독 출마한 선거구에서 졌다는 점에서 노 후보는 2년 뒤 20대 총선에서 다시 도전할 기회를 얻을지 조차도 기약하기 어렵게 됐다. 정가에서 바라보는 정치인 노회찬의 우울한 미래상이다.

서울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온 나 당선인은 지난 2002년 판사를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해 2004년 17대 총선을 통해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18대 국회에서 서울 중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뒤 두 차례나 당 최고위원을 지내며 대중성과 정치력까지 겸비한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새누리당 역사상 첫 여성 서울시장 후보로 지난 2011년 나섰으며,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패한 후 19대 총선에서도 불출마했다. 서울시장 재보선 패배 이후 장애인 올림픽 분야 발전에 매진해 왔다. ▲서울 ▲서울대 법대 ▲부산·인천지방법원, 서울행정법원 판사 ▲한나라당 대변인 ▲한나라당 최고위원 ▲17,18대 국회의원 ▲한국스페셜올림픽위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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