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자료사진
이번 7·30 재보선의 특이점 중 하나가 유세현장에 박근혜 대통령과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지원 유세를 나오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후보 사무실이나 홍보물에 어김없이 등장하던 박 대통령이나 안 대표와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을 이번 선거기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다는 점이다.

여야 후보들이 각자 진영의 상징적인 인물을 애써 외면하는 이유는 뭘까. 당연히 이들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게 주요인이다. 먼저 박 대통령은 7월 초부터 국정수행 지지도가 새누리당 정당 지지도보다 낮게 분석됐다.

실제 6·4 지방선거의 일부 광역단체장 예선과 국회의장 후보 경선, 새누리당 전당대회 등에서 박 대통령을 앞세운 친박들은 패했다. 오히려 비박진영이나 친이명박계 인사들이 약진했다. 여당 후보들의 전매특허인 ‘박근혜 마케팅’의 실종이다. 선거의 여왕으로 비유되던 박 대통령이 이젠 선거 현장에서 외면 받는 상황이 됐으니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새정치연합에서는 안철수 공동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는 후보는 많지 않다. 안 대표는 6·4 지방선거에서 윤장현 광주시장을 전략 공천하면서 당내 비판에 시달렸고 이번 재보선 공천과정에서도 금태섭 전 대변인 등 측근을 내세우려다 내홍에 휘말리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안 대표의 지지율도 급락했다. 한때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 1위까지 올랐던 그는 문재인 의원과 박원순 시장에 밀렸고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에게도 뒤졌다. 한 조사에서는 정몽준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도 뒤처져 5위까지 추락한 결과도 있었다.

‘안철수 현상’으로 일컬어지며 정치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그가 이젠 선거 현장에서 더 이상 신선한 바람으로 통하지 않게 된 셈이다. 박 대통령과 함께 안 대표도 역시 씁쓸한 민심의 변화를 맛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추락한 박 대통령이 지지율이 일시 반등하거나 예년의 평균점 정도는 찾을지는 모르나 역대 대통령의 경우를 보더라도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을 것으로 보긴 어렵다”면서 “이번 재보선이 선거철의 ‘박근혜 마케팅’의 마지막 무대가 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철수 마케팅의 쇠락과 관련해서도 “안 대표가 장막 뒤에 있을 때보다 점점 지지율이 하락하는 것은 그의 실체적 모습이 제도권 정치에서 드러나면서 일부 지지층이 등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안 대표도 혁신의 아이콘으로 다시 부상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지지율 급등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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