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부터 닷새간 기간으로 청와대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휴가 메시지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30분쯤 페이스북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이라고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언급은 세월호 참사 이후 3개월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정부의 무능뿐만 아니라 관피아(관료+마피아) 폐해 등이 여실히 드러난 만큼 이를 바로잡아야 하는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어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이라며 “아마도 그 시간 동안 남아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라고 적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처럼 지방을 다녀오는 계획을 잡지 않고 청와대에서 5일간 정국구상에 몰두하는 것과 관련한 심경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어 “무더운 여름,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면서…”라고 국민에 대한 당부로 글을 맺었다.

이와 관련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이 휴가를 떠나며 남긴 글이 주는 한가로움이 세월호 유가족의 통곡을 덮고 있다”고 비판했다. 새정치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무더위에 단식으로 쓰러져 간 세월호 참사 유가족은 보이지 않는가”라며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원하는 목소리는 대통령의 휴가 글에 이렇게 묻혀버린다”고 주장했다. 한 대변인은 이어 “휴가기간에도 선거를 하루 앞둔 시점에 글을 올린 것은 고정지지층을 겨냥한 우회적인 선거개입을 한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국민은 한가로운 대통령의 휴가에서 또 좌절하고 냉소마저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권은희 새정치연합 광주 광산을 후보도 휴가를 떠난 박 대통령에 대해 “이제는 국민에게 '휴가를 떠나라'고 등을 떠밀며 투표 포기, 민주주의의 후퇴를 원하고 있다"고 주장한 뒤 “세월호 특별법을 만들고, 특검도 하겠다던 대통령의 눈물은 결국 거짓이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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