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닷새간의 휴가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휴가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자기 여름휴가를 두고 벌어지는 갑론을박이 신경 쓰였을까? 28일부터 청와대에서 닷새간의 휴가에 들어간 박근혜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휴가와 관련한 글을 올렸다.

박 대통령은 28일 오전 11시경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힘들고 길었던 시간들 휴가를 떠나기에는 마음에 여유로움이 찾아들지 않는 것은 아마도 그 시간 동안 남아있는 많은 일들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에…”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무더운 여름, 모든 분들이 건강하길 바라면서”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다.

이 글은 자신의 휴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여야와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대통령도 휴가가 필요하다. 그러나 바로 지금 박 대통령의 휴가가 적절한지 대단히 의문스럽다”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족들이 단식하다 줄줄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가고 있는데 휴가를 갈 땐가”라고 비판했다.

김한길 공동대표 역시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세월호 특별법 진상조사를 위한 수사권을 촉구하기 위해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밤새 안산에서 국회까지 걸어와도, 수십만 국민들이 지난 주말 집회에서 한 목소리로 외쳐도,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야당 국회의원들이 단식하다 병원으로 실려 가도 대통령은 오늘부터 휴가라고 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영선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모든 약속과 다짐을 뒤로한 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고 한다. 국민들이 이렇게 아파하는데 공감하지 못하는 대통령, 대한민국의 참 슬픈 현실이다”고 가세했다.

반면 민현주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국민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지는 데 도움이 될까 하는 마음과 함께 휴가를 활성화하자는 뜻에서 관저에서 휴가를 보낸다. 야당은 침소봉대하고 민의를 교란시키지 말라”며 박 대통령 휴가를 옹호했다.

SNS 여론도 여야 못지않게 대립하고 있다. “대통령은 사람이 아닌가. 잠깐이라도 쉬는 게 국민을, 나라를 위한 일이다”라는 반응과 “나라가 이지경인데 휴가 이야기가 나오나. 영원히 쉬어라”는 반응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