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옥희 기자
7·30 재보선의 백미는 서울 동작을 선거구란 점에 이견이 없다. 유일한 서울 지역 선거인데다 야권 후보 단일화가 가장 먼저 이뤄진 곳이란 점도 있고, 여야 후보가 인기 정치인이란 점에서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지역에선 당초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와 정의당 노회찬 후보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있었다. 새정치연합이 전략공천 후유증으로 좀체 지지율이 오르지 못했고, 노 후보도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면치 못하는 정의당 후보란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사전투표일 직전 기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노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면서 지지율은 급상승했고 상대적으로 1위를 달리던 나 후보의 지위가 흔들리게 됐다. 이에 많은 전문가들은 승자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의 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견해를 내놓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이번 선거는 정치적 명운이 걸린 문제다. 나 후보는 중구에서 지역구를 옮겨온 터라 이번에 이기지 못하면 다음번에 동작을에 또다시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3년간 원외 생활을 했는데 향후 2년간 더 원외로 있다가는 자칫 정치권과 더 멀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무조건 이번에 당선돼야 하는 이유다. 당선만 된다면 차기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해볼 수도 있고 차기 전당대회에 최고위원 선거에도 나설 수 있다. 노 후보는 더 걱정이다. 새정치연합의 양보로 단일 후보가 됐다는 것은 천재일우 격인 기회다. 그런데 만일 패한다면 2년 뒤 선거에서 또다시 양보를 요구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 때는 자신이 양보를 해야 할 차례다. 때문에 이번에 당선되지 못하면 자칫 6년을 원외에서 쉬어야 할지도 모른다. 57세인 그에게 이번 선거의 패배는 정치생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조옥희 기자
원래 이 지역은 새누리당 정몽준 전 의원이 두 번 연속 당선된 곳이다. 그렇다고 여당의 텃밭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 지방선거에서도 야당 표가 많았고 그 이전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16대 새천년민주당 유용태, 17대 열린우리당 이계안 후보가 각각 당선되는 등 야당세가 강한 곳이다. 정 전 의원의 당선에는 개인적 지명도가 적잖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때문에 이번 선거의 예측은 쉽지 않다. 일단 바닥정서는 노 후보 쪽이 우세하고 그간의 흐름으로 보면 나 후보 쪽에 승산이 있다. 여당은 야권연대에도 불구하고 나 후보가 당선 안정권에 들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후보 단일화이후 노 후보가 역전에 성공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양측 모두 승리를 장담하면서도 속으로는 100% 확신하는 분위기는 아닌 듯하다. 나 후보는 막판에 역전당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크고, 노 후보는 턱밑까지만 쫓아가다 주저앉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개인적 지명도와 인지도는 두 후보 모두 만만치 않다. 다만 유명세 면에서는 나 후보가 조금 우위에 있을 수 있다. 그렇지만 야권단일화의 바람이 노 후보를 받쳐주고 있다. 투표 의향이 없던 층에서도 단일화에 따라 투표소를 찾을 생각을 하는 이들도 늘어날 수 있다. 개인적 인기와 단일화 바람이 상쇄할 수 있다. 문제는 정당 지지율이다. 노 후보가 새정치연합으로 나선 것이 아니기에 새누리당과의 당대 당 대결로 가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정의당 지지율로는 여당과 맞승부를 벌여 이기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따라서 노 후보는 정의당 후보보다 야권 후보란 점을 부각하고 있다. 여야의 싸움으로 몰아가야 승산이 있지, 새누리당 대 정의당의 대결이란 점으로 주민들에게 받아들여지면 불리하다고 보고 있다. 사전투표율이 전국 선거구에서 가장 높았던 것도 변수다. 휴가를 가기전 적잖은 유권자들이 미리 투표했다는 것이 된다. 누구에게 유리할지 논란이 있으나 아무래도 여당보다는 야당 쪽이 미소를 짓는 부분이다.

여당 프리미엄에다 인기 정치인 출신의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바닥 정서를 딛고 야권 단일 후보란 영향력을 앞세운 노회찬 정의당 후보의 싸움은 결국 박빙의 접전으로 흐를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다. 여론조사 공표 마지막날 치러진 조사에서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접전 양상이었다. 오차범위 내로 나온 것도 있고 나 후보가 조금 앞선 것도 있다. 하지만 단일 후보를 가정한 질문이었기에 실제와는 적잖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나경원과 노회찬의 정치적 명운을 건 서울 동작을 전투의 승자는 30일 밤늦게 가려질 전망이다. 그것도 아주 근소한 표차로 희비가 갈릴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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