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잠수함 부대를 방문을 계기로 북한의 잠수함 전력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7일(현지시간) 북한이 78척의 잠수함 또는 잠수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집계가 나왔다. 보유 척수 기준으로는 72척을 보유한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자료를 재가공한 결과를 발표하며 북한이 78척으로 잠수함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72척), 중국(69척), 러시아(63척), 이란(31척)이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의 보유 잠수함 수는 각각 14척과 16척이다. 그러나 이 집계는 크기나 운용 목적에 따른 분류가 이뤄지지 않은 단순한 수치 집계로, 온라인 군사전문매체 글로벌시큐리티는 북한의 작년 기준 잠수함 보유량을 78척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는 최소 8척으로 알려진 침투용 반잠수정도 포함된다.

그렇다면 북한의 잠수함 전력은 얼마나 위협적일까. 현재 군 당국이 파악하고 있는 북한의 잠수함 수는 로미오급 잠수함 20여척, 상어급 잠수함 40여척, 연어급(130t) 잠수정 10여척 등 70여척이다. 수적으로는 한국보다 압도적이다. 그러나 북한의 잠수정은 노후화로 인해 성능은 한국에 비할 바가 안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최근 "우리 해군이 보유한 잠수함의 성능이 북한 잠수함보다 훨씬 더 월등하다"며 "우리 잠수함은 소음이 거의 없고, 또한 한 번 잠수하면 북한 잠수함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잠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종 무기체계도 우리 한국 해군이 갖고 있는 잠수함이 훨씬 더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실제 남북 간 잠수함 기술격차는 상당하다. 옛 소련 시대에 만들어져 구시대의 유물로 취급 받고 있는 북한 잠수함은 냉전시대 잠수함 단거리 어뢰만 발사할 수 있고 미사일 능력이 없다. 하지만 한국 잠수함은 60마일 거리의 적 전함을 파괴할 수 있는 UGM-84 잠대함 서브 하푼 미사일과 독일제 중어뢰를 탑재하고 있다. 통합 디지털 지휘통제체계와 소나, 전자전장비와 정숙성 등 첨단 전투체계 면에서도 비교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군 전문가들은 북한의 잠수함 전력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질적인 수준은 한국에 비해 떨어지지만 잠수함의 특성상 일단 물속에 들어가면 아무리 조잡해도 탐지가 어렵기 때문에 무서운 전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고도로 숙련된 승조원이 탄 잠수함이 수를 앞세워 게릴라성 전략을 펼치면 위협적인 전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워싱턴의 한 군사 소식통도 "미국이나 러시아의 핵잠수함들은 힘의 균형이라는 전략적 목적으로 운용되지만 북한 잠수함은 주로 한국에 특수요원을 침투시키거나 후방을 교란하기 위해 운용된다"며 "숫자도 중요하지만 각자의 안보 환경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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