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GOP(일반전초)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동부전선 22사단에서 이등병이 자살한 데 이어 중부전선에서도 이등병이 목을 매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두 병사는 모두 ‘A급 관심병사’다.

28일 육군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35분쯤 22사단에서 근무하는 신모(22) 이병이 영내 화장실에서 운동화 끈에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됐다. 이 관계자는 "신 이병은 GOP가 아닌 후방에서 근무 중이었다"고 밝혔다.

신 이병은 소속 부대원들에 의해 발견됐다. 부대원들은 신 이병이 상황 근무에 나서지 않자 수색에 나섰고 10분 만에 화장실에서 그를 찾아 병원으로 이송했다. 신 이병은 이송 치료를 받던 중 오후 5시18분쯤 사망했다고 육군 관계자는 전했다.

지난 5월 입대한 신 이병은 신병교육을 거쳐 이달 초 연대본부 직할부대인 전투지원중대로 전입했다. 신 이병은 전투지원중대 4.2인치 박격포병으로 배치됐다가 자신이 원해서 취사병으로 보직 변경됐고, 이후 좌표 계산병으로 이동했다고 육군 측은 전했다. 신 이병은 'A급 관심병사'로 분류됐지만 현역복무 부적합 심의 대상자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신 이병의 유서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자세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22사단에서는 지난달 21일 임모(22) 병장이 GOP에서 총기사건을 일으켜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한 바 있다. 또 22사단은 2년 전 북한군 병사의 '노크 귀순' 사건이 발생한 곳이기도 하다.

같은 날 중부전선에서도 자살 사건이 일어났다. 오후 8시10분쯤 중부전선 모 사단에서 근무하는 박모(21) 이병이 영내 화장실에서 목을 맨 상태로 발견된 것이다. 부대는 박 이병을 국군일동병원으로 긴급 후송해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이어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오후 11시30분쯤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20일 부대에 전입한 박 이병은 우울증 증세로 사단 의무대에서 2주간 약물치료를 받았다"면서 "A급 관심 병사로 분류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대에서 박 이병이 목을 맨 원인을 조사 중"이라면서 "가혹행위가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의 관심병사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군은 하루 동안 A급 관심병사인 이등병 두 명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관심병사가 있는 부대는 그들을 일대일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어 부대관리에 부담이 크다"면서 "관심병사가 보이지 않으면 그를 찾으러 무조건 화장실부터 찾아간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A급 관심병사가 군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병력 부족으로 군에 들어오는 관심병사는 늘고 있지만 이들이 병영생활에 제대로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국방부 차원의 대책은 아직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군은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만든 인성검사 평가서를 이용해 식별한 관심병사를 A급(특별관리대상), B급(중점관리대상), C급(기본관리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병사들은 징병검사와 신병교육대(전입 2∼3주 후), 이병 및 일병(반기 1회), 상병 및 병장(연 1회) 시절에 인성검사를 받게 되는 데 이때 관심병사 여부가 식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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