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공천 책임론… '反安' 꿈틀
'돌려막기 공천' 당내 반발 불러
재보선 결과에 安 운명 좌우될 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11일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는 기동민(가운데) 후보에게 공천장을 전달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24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면서 난감해진 쪽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뿐이 아니다. 당내외 갖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기 후보를 다소 무리하게 전략공천한 안철수 대표 등 새정치연합 지도부도 적잖은 비판에 시달릴 전망이다.

당초 이 지역엔 안 대표의 측근인 금태섭 전 대변인이 공천을 신청했고 안 대표는 그를 전략공천하려 했다. 하지만 허동준 전 위원장이 전략공천에 반발하고 당내 중진들도 반대 입장을 표명해 안 대표는 '금태섭 카드'를 접고 광주 광산을에 공천 신청한 기 후보를 서울로 올려 세웠다. 이른바 '돌려막기' 공천이다.

기 후보를 서울에 꽂으면서 광주 광산을에는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공천해 이번엔 이 지역에 공천을 신청한 천정배 전 법무장관 등의 반발을 샀다. 한동안 당내가 시끄러웠지만 결국 서울과 광주에 각각 기동민-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하면서 선거전이 순항하는 듯 했다.

그러나 각 지역 여론조사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새누리당에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다시 공천 책임론 불거졌고 안 대표 등 지도부가 집중적으로 화살을 맞았다. 특히 권 후보에 대한 남편 재산 축소신고 의혹 등이 불거져 새누리당이 집중 포화를 퍼붓자 지도부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급기야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22일 단일화 제안에 기 후보가 물러남으로써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더욱 곤혹스런 상황을 맞게 됐다. "결국 출마도 하지 못할 후보를 전략공천이라면서 뽑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서울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인기를 발판 삼아, 경기 수원은 손학규 고문을 축으로, 호남은 권은희 후보를 '정의의 아이콘'으로 이미지화해 선거를 치르려던 계획이 거의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다. 결국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상징적인 서울 동작을에 제1 야당이 후보조차 내지 못하게 된 데 대해서는 안 대표 등 지도부 누군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정치연합의 한 관계자는 "서울에서 제1야당이 후보도 못내는 이런 선거가 어디 있느냐"라면서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후보도 내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아직 기 후보의 사퇴에 대한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기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에서 "지도부와 상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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