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옥희 기자)
7·30 재보선 서울 동작을 선거구에 출마한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24일 전격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로써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제안한 야권연대 협상의 결론은 자연스레 노 후보의 야권 단일 후보 출마로 가닥이 잡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와의 1대1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기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을 심판하기 위해 사퇴를 결심한다”면서 “끝까지 노회찬 후보와 함께 할 것이며 노 후보가 대신 새누리당을 심판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 후보는 “지지해 준 당원과 지역 주민들에게 죄송하다”면서 “그러나 (사퇴 결심에 대해) 지도부와는 상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 (사진=노 후보 홈페이지)
앞서 노 후보는 22일 기 후보와의 야권후보 단일화 협상을 제안하면서 2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자신이 후보직을 사퇴할 뜻임을 밝혔다. 이후 담판 형식의 단일화를 원한 기 후보 측과 여론조사 방식을 선호한 노 후보 측의 신경전이 팽팽해 좀체 협상의 진전을 보지 못했다. 이 때문에 노 후보의 자진 사퇴 이후 기 후보가 자연스레 단일 후보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대두됐었다.

하지만 기 후보가 먼저 선수를 치듯 사퇴함으로써 이 지역 선거구도는 크게 요동치게 됐다. 그간 노 후보는 단일 후보는 자신이 되는 것이 최선, 기 후보로 되는 것은 차선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때문에 노 후보 입장에선 야권 단일 후보라는 부담을 안고 선거에 임하게 됐다.

새누리당 나 후보와 정의당 노 후보가 맞승부를 벌일 경우에는 예측불허다. 여론조사기관 포커스컴퍼니가 지난 19~20일 동작을 유권자 50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나 후보와의 일대일 가상 대결에서 기 후보는 46.5%대 38.4%로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노 후보로 단일화할 경우에는 나 후보(42.7%)와 노 후보(41.9%)의 격차는 0.8%포인트에 불과할 정도로 박빙 양상이었다. 또 단일 후보 적합도에서도 기 후보는 24.9%로 노 후보(32.4%)에 뒤졌다.

당장 새누리당은 “후진적 단일화”라면서 “정당정치를 방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아무래도 단일 후보와 맞붙는 것이 부담이 된 것은 틀림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기 수원 영통의 경우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가 새정치연합 박광온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데, 서울 동작을의 후보단일화 바람이 이곳까지 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정의당 천호선 후보가 사퇴하거나 박 후보와 담판이든 여론조사 방식이든간에 새정치연합 박 후보와 단일화할 경우 선거전이 더욱 힘들게 흐를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기 후보의 후보직 사퇴 결정이 이번 선거에서 또다른 태풍의 눈으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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