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구도 판세 뒤흔들 것"…"사표·보수층 결집 효과반감"

노회찬, 동작을 야권 단일 후보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의 사퇴로 야권 단일 후보가 된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24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야권 분열까지 겹쳐 새누리당의 '일방독주'로 흐르는 듯했던 수도권의 7·30 재·보궐선거에서 막판 변수로 꼽혀왔던 야권연대가 사전투표를 하루 앞둔 24일 전격적으로 성사됐다.

서울 동작을과 경기 수원정, 수원병에서 상대적으로 열세인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 후보들이 잇따라 사퇴, 자연스럽게 남겨진 후보로 단일화를 이루면서 새누리당 후보와 1대1 맞대결 구도를 만든 것이다.

이틀 전 동작을에서 처음 논의가 싹튼 야권연대가 최대 격전지인 수원으로 번져가면서 '단일화 빅딜'에 성공, 두 당의 선거연대가 재보선 정국 막바지에 판세를 흔들 핵심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보선 연대 논의는 동작을에 출마한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사퇴 배수진'에 새정치연합 기동민 후보가 먼저 사퇴하는 것으로 화답하면서 수원정 천호선·수원병 이정미 후보(정의당)의 양보까지 끌어내는 '반전 스토리'로 발전했다.

노 후보가 지난 22일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24일까지 응하지 않으면 사퇴하고 기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며 급물살을 탄 이번 협상은 다음날 단일화 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으로 파열음을 냈던 것이 사실이다.

어차피 노 후보의 사퇴 예고로 어떤 식으로든 단일화가 이뤄지는 수순이기는 했지만, 끝까지 자신의 주장만을 고집하며 원만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할 경우 연대의 효과가 반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단일화 데드라인의 임박으로 사실상의 파국까지 염려되던 24일 오후 기 후보는 기자회견을 자청해 후보직 사퇴와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기 후보는 당 지도부와 상의없이 독자적으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 후보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새정치연합 우원식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기 후보는 최근 언론매체 여론조사에서 확고한 2등이고, 확실한 상승세에 있었지만 야권 승리를 위해 고뇌에 찬 결단을 했다"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야권분열 때문에 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며 추가 단일화를 촉구했다.

그러자 수원정 천호선 후보와 수원병 이정미 후보가 지도부 회의를 거쳐 잇따라 후보직 사퇴를 선언, 새정치연합 박광온·손학규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밀어주기로 결정했다.

막판 극적인 야권연대 성사는 야권의 수도권 전패 위기감과 새누리당 당선 저지라는 공통 목표 아래 해당 선거구별 판세를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우선 동작을은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50%에 육박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판국에서 정치신인인 기 후보가 자신보다 인지도가 높은 노 후보의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우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단순 지지율 합산으로도 나 후보에게 뒤지는 상황에서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주는 단일화만이 '플러스 알파'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전격 양보를 결단했다는 분석이다.

수원정의 경우 동작을과 달리 야당 후보들이 힘을 합치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동작을에서 먼저 양보를 받은 정의당의 천호선 후보가 사퇴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박광온 후보와 천호선 후보의 지지율을 더하면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와 비슷하거나 살짝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로써 25일부터 진행되는 사전투표를 시작으로 막판 재보선 판세가 크게 출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단일화 시점이 너무 늦어 애초 기대했던 효과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투표용지 인쇄가 완료돼 사퇴한 후보의 이름도 적혀 있다는 점에서 사표가 많이 발생하고, 야권연대에 대한 반발로 보수표가 결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또 사퇴한 후보의 지지층이 단일후보에게로 고스란히 옮겨가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firstcircle@yna.co.kr, hysup@yna.co.kr,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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