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38.4 서갑원 33.7%

"텃밭인 호남에서도 뒤집어지나."

7.30 재보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나오는 탄식이다.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 전략 공천 파동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은 22일 전통적 아성인 순천·곡성에서도 당 소속 후보가 새누리당 후보에 밀리는 여론조사 결과를 접하고 발칵 뒤집혔다.

지역 매체인 <순천투데이>가 '전남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17~20일 순천·곡성 유권자 1,54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 45.5%, 서갑원 35.8%로 나타났다. 이 후보가 9.7% 포인트 차이로 앞선 것이다. 이번 조사는 임의걸기(RDD) 유선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53%포인트이다. 또 CBS노컷뉴스가 19,20일에 실시한 조사(700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7%포인트)에서는 이정현 후보 24.7%, 서갑원 31.7%로 나타나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7%로 좁혀졌다. 지난주만 해도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는 10%포인트 정도였다.

이 때 두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좁혀져 엎치락뒤치락했을 때만 해도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설마" 하는 분위기였다. "예산 폭탄을 쏟아붓겠다"는 이 후보가 서 후보를 바짝 추격하는 과정에서 한 지역 매체 조사에서 이 후보가 좀 높게 나왔을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이 후보가 앞서는 조사 결과가 또 나오자 새정치연합에 비상이 걸렸다.

22일 <순천 KBS>에 따르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20~21일 순천·곡성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정현 후보 38.4%, 서갑원 후보 33.7%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유선전화 RDD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이다. 비록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서 후보가 40.8%로 이정현 후보(26.4%)보다 높게 나타났으나 새정치연합 지도부에겐 충격적인 조사 결과였다.

김한길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22일 이례적으로 순천·곡성으로 달려간 것은 이같은 판세 변화와 무관치 않다. 당의 안방으로 여겨온 호남에서 새정치연합 후보가 '대통령의 입'으로 불렸던 이정현 후보에게 패한다면 이번 재보선의 사령탑인 김한길, 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은 패배 책임론에서 벗어날 길이 없다.

김 대표는 이 지역을 찾아 "순천·곡성 재보선에 새누리당 후보가 나와서 지키지도 못할 온갖 약속을 남발하면서 유권자들의 표를 구걸하고 있다"며 "이 곳 순천과 곡성이 어떤 땅인가. 호남의 자존심과 긍지를 걸고 여러분이 이번에는 반드시 기호2번 서갑원을 지켜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전남 지역 처음으로 노동단체가 이정현 후보 지지에 나서는 등 이 후보의 상승세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순천지역지부 (의장 박기성)는 이날 순천시 지부 사무실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이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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