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여론조사 방식" 기동민 "담판 방식 선호"

7.30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서울 동작을 선거구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가 원칙적으로는 동의했지만 두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놓고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단일화 성사 여부 및 누구로 단일화될지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바짝 긴장하면서 야권연대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다. 야권 연대가 불발되면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야권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여야 후보가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기동민 후보는 23일 정의당 노회찬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대해 "우선 노 후보와 직접 만나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후보는 "어제 자정을 넘겨 이미 기 후보와 만났다"며 구체적인 단일화 방식을 놓고 여론조사 방안을 제안했지만 결론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이날 서울 서초구 현대HCN 서초스튜디오에서 열린 동작을 후보자 TV토론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신뢰라는 무기로 답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기 후보는 "저는 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새정치연합의 후보다. 당에서 책임있게 판단해달라"면서 "양당에서 책임있게 답변해야 한다"고 말해 단일화 제안을 즉각 수용하기보다는 당에 최종 결정을 넘겼다.

그는 단일화 방식과 관련해서는 "일단 시기적으로 촉박해 만나서 충분히 대화하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기 후보측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인 진성준 의원은 "여론조사를 실시하기 위해선 최소 2일이 소요된다"면서 "담판의 방식 외에는 단일화를 성사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저희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노 후보의 전격 제안에 심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고심했던 기 후보는 "단일화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협력의 방법으로 그런 점에서 노 후보의 제안은 깊은 고민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진정성과 선의로 풀어가겠다. 먼저 만나자는 제안을 드리고 최선의 방법을 찾겠다"라고 답했다.

반면 노 후보는 이날 토론회장에서 "밤에 만난 자리에서 기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이야기해서 저는 '24일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가 사퇴하겠다는 뜻에는 변화가 없지만 단일화 방식은 통상 하는 여론조사가 돼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여론조사말고 방법이 없지 않냐는 뜻을 전했으나 아직까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받아들이겠다는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기 후보 측의 담판 제안에 대해서는 "담판이란 이름 하에 24일까지 버티기만 하면 (내가) 사퇴하니까 그것을 기다리겠다는 것 같은데 책임있는 정당 후보의 생각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여론조사 시일이 촉박하다는 지적에도 "과거 전례를 보더라도 오늘 낮까지 방식에 합의하면 내일 저녁까지 얼마든지 주민의 뜻을 물어 여론조사를 통해 결정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저의 진정어린 단일화 제안을 시간끌기로 거부하지 말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는 야권연대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했다. 나 후보는 이날 서초케이블 방송에서 열린 토론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야권 후보 단일화 시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야권에서 연대하겠다는 것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야권이 연대한다면 저는 동작 주민들과 연대하겠다"고 말했다. 나 후보는 또 "동작을 선거가 정치판 선거가 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도 이날 오전 경기 수원 영통 임태희 후보 사무소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제 노회찬 후보가 정말로 정의롭지도 못하고 새롭지도 못한 제안을 했다"며 "단일화는 새로운 미래를 위한 혁명의 과정이 아니라 구태정치로 나아가는 국민 기만 과정일 뿐"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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