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조실 관계자 "격무로 피로중첩·부인 건강악화로 사의"

조원동 전 경제수석도 후임 후보로 거론

장관급인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르면 23일 지명될 것으로 알려진 후임 국무조정실장에는 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실장이 오늘 일신상의 사정으로 사의를 표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김 실장의 사의를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래전부터 사의를 표했다. 여러 번 간청을 했고, (대통령께서) 승낙을 참 어렵게 주셨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덕수상고를 졸업한 뒤 은행 일과 대학공부를 병행하면서 입법고시와 행정고시에 잇따라 합격했으며, 공직에서도 예산과 재정, 정책 기획 분야의 요직을 두루 거친 기획·전략통으로서 '고졸 신화'의 대표적인 인물로 꼽혀왔다.

지난 정부에서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국정과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및 차관을 거쳤으며 현 정부에서 장관급인 초대 국무조정실장에 발탁되며 이른바 전형적인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최근까지도 국무조정실장으로서 부지런하고 의욕적으로 일해왔다는게 국무조정실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전날인 21일에는 국회 예결위에 밤 10시30분까지 참석했다. 이어 이날은 국무회의에 참석해 박 대통령 앞에서 규제정보포털에 대한 시연을 했고, 회의를 마친 후 박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에게 별도로 현안보고까지 했다.

이어 오후에는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신임 사무관 420명을 대상으로 '공직관'을 주제로 2시간짜리 특강까지 마쳤다.

이 때문에 김 실장의 사의는 갑작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국무조정실의 한 관계자는 김 실장의 사의와 관련해 "지난 7년간 청와대 비서관과 기재부 예산실장 및 차관, 국무조정실장 등을 거치면서 격무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와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해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김 실장의 부인이 지난해 숨진 큰아들을 2년간 간병하면서 건강이 매우 안 좋아졌고, 부인의 병 간호를 할 마땅한 가족이 없어 직접 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김 실장이 총리와 청와대에 간곡히 전달한 끝에 어렵게 사의를 수락받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 등 새 경제팀을 포함한 박근혜 정부 2기 내각의 출범에 맞춰 자연스럽게 물러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됐다.

김 실장은 이임사에서 "총리의 유임과 새 내각의 출범으로 총리실의 역할과 책임이 더 막중해졌다"며 "그럴수록 여러분들이 다른 어느 부처보다 더 고민하고, 더 창의적으로 일하면서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기 바란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또 그는 총리 비서실과 국무조정실 직원 750여명에게 그간의 소회와 격려를 담은 내용의 편지와 영화표 2장씩을 보내기로 했다.

김 실장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추경호 기재부 1차관은 대구 출신으로 옛 환경청(현 환경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경제기획원에서 경력을 키워왔으며,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과 금융위 부위원장을 거친 금융 분야 전문가다.

추 차관 외에도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도 후임 국무조정실장 물망에 올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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