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몸을 꾸미고 싶은데 문신의 오랜 지속성에 대한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약한 헤나를 고려하는 이들이 있다. 헤나는 인도에서 유래한 천연 염색제로 로소니아 이너미스의 잎으로 만들며 염색과 문신에 많이 쓰인다. 그러다 보니 헤나 모발염색을 자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릴 흑색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발염색의 부작용으로 인해 얼굴과 목에 검은 반점들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릴 흑생증은 1917년 독일 군의관인 Riehl이 여성의 이마, 귀, 관자놀이, 뺨 등에 회갈색 또는 암감색의 색소 질환이 생기는 것을 처음 명명했다. 이후 1970년대 일본에서 특정 화장품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던 중년 여성들에게 같은 증상이 보고되면서 헤나와 더 불어서 화장품이나 향수 등을 바른 후 발생하는 광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으로 정의됐다.

단순히 색소 침착이 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에는 가려움을 느끼며 시간이 지날수록 진물이 나고 점차 색이 진해져 암갈색 병변이 얼굴과 목으로 번지게 된다. 헤나는 천연 염색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 붉은 색을 띠기 때문에 짙은 갈색 또는 어두운 색으로 만들기 위해 PPDA를 첨가하는데 이로 인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또 PPDA 성분은 화장품, 표백제, 비누, 샴푸, 옷 섬유 등 다양한 곳에 쓰이고 있다.

릴 흑색증은 자연적으로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원인을 찾아 그 사용을 중지하고, 레이저 장비를 이용해 치료해야 한다. 피코웨이레이저는 1초의 10조분의 1인 ps(피코쎄컨드) 단위를 사용함으로써 짧은 기간 동안 강력한 파워를 전달하여 릴 흑색증 색소병변 부분만 선택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레이저 장비다. 환자의 피부 상태에 따라 에너지 조절을 할 수 있고, 얼굴과 목부위에 생긴 병변에 따라 맞춤치료가 가능하며, 적은 횟수로도 좋은 결과를 기대 할 수 있다. 레이저장비가 아무리 좋아도 치유가 쉽지 않기 때문에 의료진에게 조기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허훈 초이스피부과 평촌 원장은 "릴 흑색증은 기미와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에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갑작스럽게 피부 톤이 어두워지고 가렵다면 진단을 통해 화학물질로 인한 피부 색소질환인지 유무를 확인해야 하며, 발생 원인 및 색소병변의 침투 깊이 등을 확인 후 꾸준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면서 "진료 과정에서 해당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물질을 피하고 의료진이 권고하는 주의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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