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에 폭설과 강풍이 덮치면서 전국 곳곳에서 낙상사고가 속출했다. 낙상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넘어지거나 떨어지고 부딪혀서 발생한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는 눈으로 인해 길이 미끄럽고 근육이 긴장돼 있고 두꺼운 외투로 인해 활동성이 떨어져 낙상사고 발생 빈도가 가장 높다.

겨울철 낙상사고는 뼈가 약한 노인이나 폐경 이후 여성 호르몬이 줄어들면서 골밀도가 낮아진 중년여성들에게 더 위험하다. 특히 넘어지면서 무릎과 손으로 바닥을 짚으면서 부상을 당하는데 뼈가 약한 중년여성이나 노인은 작은 낙상사고만으로도 고관절이 골절되기 쉽다.

몸의 중심 축으로 체중을 지탱하는 척추와 보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관절은 낙상사고 시 가장 흔하게 손상되는 부위다. 겨울철 길에 얼어 있는 바닥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게 되면 그 충격으로 인해 골절될 가능성이 크다.

고관절은 척추와 하지를 연결해 주는 관절로 우리 몸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곳이 골절되면 체중을 견디기 힘들어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고 거동이 어려워진다. 심할 경우 수개월 동안 걷지 못하고 침상 생활을 하기도 한다. 주로 대퇴골 근위부에 발생하며 다른 부위 골절이 동반되기도 한다

낙상사고 시 빈번하게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은 척추뼈가 외부 충격으로 깡통처럼 찌그러져 납작하게 주저앉는 질병이다. 골절이 된 부위에서 극심한 통증이 발생하며 허리를 움직이거나 돌아눕는 자세를 취하기가 어려워진다. 골밀도가 높다면 쉽게 발병하지 않지만 노인 및 중년여성의 경우 골밀도가 낮아 엉덩방아나 재채기와 같은 작은 충격에도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뿐이나 척추뼈뿐만 아니라 무릎이나 손목 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반월상 연골판 파열은 무릎 부상 중 하나다. 반월상 연골판은 무릎 관절 사이에 있는 구조물로써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을 흡수하고 무릎이 안정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부드러운 조직이기 때문에 낙상사고로 인한 충격에도 쉽게 손상된다.

반월상 연골판이 찢어질 때 터지는 듯한 소리가 날 수 있다. 사고 직후에는 보행이 가능할 수 있다. 하지만 갈수록 무릎이 뻣뻣해지고 부어올라 통증과 무릎 힘 빠짐 등의 증상을 보인다. 반월상 연골판이 느슨해져 관절 안에서 움직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무릎에서 소리가 나기도 한다. 반월상 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자연치유가 어려워 빠르게 치료해야 한다.

특히 해당 부위는 무릎 쪽 외상이나 다리의 비틀림만으로도 파열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손상이 발생하면 손상 정도 및 양상에 따라 치료 방식이 다르다. 해당 부위 경미한 손상은 약물 및 주사 요법, 물리치료와 같은 비수술적 치료로 호전이 나타난다.

빙판길에서 미끄러질 때 땅에 손을 짚게 되면 순간적으로 체중의 4배에서 10배에 달하는 힘이 손목에 가해지면서 골절이 발생한다. 손목은 다른 부위보다 약하기 때문에 넘어질 때 무릎과 손목보다는 등부터 넘어지는 것이 낫다.

손목 골절이 발생하면 처음에는 멍이나 부종이 생기고 통증이 나타난다. 증상이 심해지면 욱신거리는 통증이 심해진다. 손목 골절을 단순 인대 손상으로 여기도 방치하면 관절이 틀어지고 근육경련 및 감각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겨울철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빙판길을 피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눈이나 비가 온 야외를 걷다가 실내로 들어갔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신발에 뭍은 물기로 인해 실내로 들어왔을 때도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나 비 소식이 있을 때에는 야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외출 시에는 장갑을 끼도록 한다. 손을 주머니에 넣고 걸으면 균형감각이 둔해지고, 넘어졌을 때 머리부터 부딪히는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꾸준한 운동과 스트레칭을 통해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다. 근력이 길러지면 몸의 균형감각이 좋아지기 때문에 낙상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넘어지더라도 큰 부상을 피할 수 있다. 노인의 경우 근력이 감소하고 신체 반응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에 근력을 기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만약 낙상사고로 척추 골절이나 고관절 골절이 의심된다면 해당 부위를 움직이기 않도록 주의하고 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손목이나 무릎, 허리는 부위는 부목을 사용해 추가 손상을 예방하고 최대한 빠르게 병원에 내원해 정확한 검사를 받고 치료해야 한다.

서울바른세상병원 김형식 원장은 “기온이 낮아지는 겨울에는 근육이 경직돼 있어 작은 충격에도 큰 골절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관절이나 척추가 골절되면 다른 부위보다 통증이 극심해 보행에 지장을 겪게 되고 일상생활이 힘들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수술을 해도 회복이 더딘 중년여성이나 노인의 경우 욕창, 폐렴, 패혈증,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노년층 고관절 골절의 경우 사망률이 1년 내 25%, 2년 내 70%에 달할 정도로 높다고 알려졌다. 노약자는 날씨가 추운 겨울에는 외출을 삼가고 평소 근력 운동을 통해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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