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에 모인 소변을 체외로 배출하는 관인 요도는 해부학적으로 남성과 여성이 서로 다른 모양새를 하고 있다. 약 15~20cm의 긴 요도 길이를 가진 남성과 달리 여성은 약 4cm의 짧은 길이를 하고 있으며, 바깥쪽으로 이어지는 요도 입구가 질과 회음부와 가까워 세균에 노출되기 쉽다.

요도가 세균에 노출되면 요도를 타고 방광에 도달한 세균이 방광을 감염시켜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를 방광염이라고 하며, 요도가 짧은 여성은 성생활이나 임신, 생리 등으로 인해 세균이 쉽게 방광으로 침입할 수 있다. 이에 방광염은 여성의 감기라고 불릴 정도로 여성에게서 흔히 발생한다.

빈뇨감이 들거나 배뇨 후에도 잔뇨감이 남는 것이 주요 증상이며, 배뇨 시 요도 끝에서 찌릿한 배뇨통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평소 아랫배에서 불편함이나 통증을 느낄 수 있으며, 소변의 색이 붉은 혈뇨가 나올 수 있다. 증상을 방치하거나 악화 시에는 신장에까지 염증이 생겨 신우신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니, 반드시 산부인과 등을 방문해 정확한 검사 및 치료를 받아야 한다.

방광염은 소변을 통해 염증 및 출혈, 세균 여부를 검사하며, 필요에 의해 소변 배양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이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하루 이상이 소요돼, 결과 확인 없이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최근에는 1~3분 만에 소변 검사가 가능한 키트가 개발돼, 빠르게 소변 검사 결과를 확인하고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방광염 치료는 적합한 항생제의 처방으로 보통 3일 정도면 좋은 예후를 보이므로, 증상이 나타날 시 오랫동안 고통을 겪지 말고 조속히 병원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방광의 염증 반응으로 인한 혈뇨도 치료 시 증상이 빠르게 회복되지만, 간혹 방광염 치료 후에도 혈뇨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다른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애플산부인과 홍대점 정희라 원장은 “방광염 발생 시에는 충분한 물 섭취로 소변을 자주 배출해 세균 증식을 막고, 방광에 자극을 주는 카페인이나 알코올 등의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며 “방광염은 완치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은 질환으로, 예방을 위해 평소 물을 자주 마시고 소변을 참지 않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이어 “신체의 면역력이 저하되거나 생식기 주변 청결유지를 소홀히 하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과격한 성관계나 꽉 끼는 옷의 착용을 자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민감한 부위로 병원 진료를 꺼려 증상 발현 시에도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것을 권고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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