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김찬형·장진우 교수, 한양의대 명지병원 장진구 교수팀

사진=세브란스병원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국내 의료진이 세계 최초로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해 난치성 우울증(치료저항성 우울증) 치료에 성공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김찬형(정신과)·장진우(신경외과) 교수, 한양의대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장진구 교수 공동연구팀은 여러 치료 방법에도 효과가 없었던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 4명에게 고집적 초음파뇌수술(MRgFUS)을 진행했고 치료 후 1년 넘게 큰 합병증 없이 우울 증상이 개선됐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우울증으로 치료받고 있던 환자 중, 약물병합치료 및 전기경련치료(ECT)에도 증상 호전이 없었던 치료저항성 우울증 환자 4명을 대상으로 했다.

이들에게 자기공명영상(MRI)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 장비인 ‘Insightec’의 ‘Exablate Neuro’ 장치를 사용해 양측 전피막 절제술(bilateral anterior capsulotomy)이라는 뇌수술을 시행했다. 양측 전피막 절제술은 우울 및 강박과 관련된 뇌 회로를 절제하는 수술이다.

4명의 환자 모두 고집적 초음파로 양측 전피막 절제술에 성공했고, 수술 다음 날 일상적 가정생활로 복귀했다.

환자들은 수술 이후 1주일, 1개월, 6개월, 12개월 동안 객관적 우울증 평가(HAM-D)와 주관적 우울증 평가(BDI)에 대해 검사를 받았다. 또한 신경학적 검사, 신경정신학적 검사, MRI 검사도 시술 후 최대 12개월까지 평가를 받았다.

12개월이 지난 후 4명 환자의 객관적 우울증 평가(HAM-D) 점수는 83.0%, 주관적 우울증 평가(BDI) 점수는 61.2% 하락해 모두 치료에 응답했다.

또한 HAM-D 총 점수는 50% 이상 하락해 증상이 호전됐다. 수술 중 그리고 수술 후 신체적, 신경학적, 심리적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전후 시행한 신경심리 검사상 임상적으로 유의한 인지기능 저하 소견도 관찰되지 않았다.

김찬형 교수는 “자기공명영상 유도하 고집적 초음파를 이용한 수술은 두개골을 직접 여는 기존 방식이 아니어서 출혈과 감염의 위험이 없다”라며 “짧은 시간에 정확한 수술이 가능하고, 현재까지 알려진 단기·장기적 부작용이 없어 앞으로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이번 연구 결과를 평가했다.

한편, 미국 초음파 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이번 연구는 기분장애 전반에 걸친 일차 연구 결과를 다루는 국제 저널인 Bipolar disorders(IF 5.41)에 ‘고집적초음파를 이용하여 난치성 우울증을 치료(Bilateral thermal capsulotomy with magnetic resonance?guided focused ultrasound for patients with treatment?resistant depression: A proof?of?concept study)’ 제목으로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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