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걸어도 허리나 다리가 아프고 저려 걸음을 뗄 수 없다. 앉아서 쉬면 낫는 듯하나 걸으면 다시 통증이 온다. 통증은 하지가 당기고, 찌르는 듯 하거나 쥐어짜 터질 것 같은 느낌 혹은 다리 힘이 풀리거나 감각 이상 등으로 나타난다.

50대 이상에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흔히 허리에 통증이 오면 디스크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으나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전혀 다른 질환으로 정확히 인지하고 조기에 발견할수록 도움이 된다.

삐져나온 디스크가 신경을 눌러 통증이 나타나는 디스크질환과 달리 척추관 협착증은 신경 통로인 척추관, 특히 4·5번 척추뼈 사이의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조여 통증을 유발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노화와 깊은 연관이 있어 주로 50대를 넘긴 중·노년층에 많지만 선천적으로 척추관이 좁은 경우에는 그 이전에도 생긴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시기다보니 다양한 스트레스와 격무에 노출된 여성 환자들도 부쩍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의 경우 폐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전문 의학계는 보고하고 있다. 척추관절의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폐경과 함께 사라지면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빨라지는 것이 원인이다.

이처럼 척추관협착증은 노화 과정에서 생기는 질환이지만 대부분 나쁜 생활 습관과 자세로 증세가 더 심해지거나 앞당겨진다.

평소에 허리를 곳곳하게 펴고 다니는 습관과 직장에서 업무 도중 틈틈히 하는 허리 운동은 척추관협착증을 늦추는데 도움을 준다. 과체중도 척추를 밀어내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므로 꾸준한 운동을 통해 신진대사와 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척추관협착증의 진단은 단순 방사선 검사나 척수조영술, CT(컴퓨터단층촬영), MRI(자기공명영상)로 가능하다. 이후 전문의와 면담을 통해 개개인에 맞는 시술과 운동 요법을 진행할 수 있다.

초기 척추관협착증 상태라면 물리치료, 주사치료, 약물과 같은 보존적인 방법만으로도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리가 저리고 당기는 듯한 통증이 나타나고 움직임에 제한이 생길 경우, 경막외 신경성형술과 같은 비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척추질환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 하반신 마비 증상이 나타날 경우 수술 후에도 허리의 움직임이 자유로운 인공디스크치환술과 같은 수술적 방법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다양한 치료방법이 있지만 중증도에 맞지 않은 치료를 할 경우 재발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 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강남베드로병원 윤강준 대표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정확한 진단 없이 허리가 아프다고 무조건 파스를 붙여 통증을 줄이거나 허리에 좋다는 운동을 무리하게 하는 경우는 척추관협착증의 증세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척추관협착증은 정확한 진단이 가장 안전한 시술의 출발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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