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각상실이 진행되는 속도는 발병원인과 관계가 크다. 뇌진탕이나 교통사고 등의 외상으로 인해 신경에 문제가 생긴 경우 서서히 후각감퇴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사고 즉시 즉각적으로 후각상실이 나타난다. 얼마나 맡을 수 있는지 어떤 냄새까지 구분할 수 있는지 등은 사고 시 타격을 받은 신경의 손상정도에 따라 결정된다.

외상성 후각장애의 경우 치료시기는 2-3개월 이후가 적절하다. 두부의 충격에 의해 신경이 눌렸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뇌부종이나 고인 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줄어들고 어느 정도 후각이 회복된다. 만약 2-3개월 충분히 시간이 지났음에도 아직 후각상실이 나타나고 있다면, 이때는 치료가 필요하다. 치료에 따라 현재 이상의 후각기능을 회복시킬 수도 있다. 2-3개월이 지난 후에도 후각저하가 있다면 바로 치료에 임하도록 한다.

염증성 후각장애인 경우에는 사실 치료시기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염증으로 인해 코 점막이 붓거나 이물질로 덮이는 등의 장애물이 주로 후각상실을 유발한다. 코가 막힌다면 즉각적으로 냄새가 맡아지지 않고, 농이 차있는 경우 이상후각이 나타날 수도 있다. 반쯤 코가 막힌 상태라면 냄새가 맡아졌다 안맡아졌다 비강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때의 후각상실 치료는 비염이나 축농증 치료와 일맥상통한다. 염증성인 경우 아무런 냄새가 맡아지지 않은 채 시간이 수년 지났더라도 콧속의 염증이 충분히 치료되면 다시 얼마든지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단, 염증이 너무 광범위하게 퍼지거나 후세포 자체가 염증이 발생한다면 치료기간이 더 걸릴 수 있어 가급적 초기치료를 권한다.

퇴행성으로 인해 후각상실이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초기에는 약한 후각감퇴 수준에서 시작되었다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더 심각해져 후각상실로 이어진다. 보통 갱년기 이후의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경우다. 초기에는 컨디션에 따라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하다가 어느 시기를 기점으로 후각 민감도가 현저히 낮아진다.

퇴행성인 경우 초기의 적극적인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갱년기를 중심으로 체내 진액량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신경전달물질의 양도 줄어들고 신경조직의 퇴화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초기에 자율신경의 조절, 내분비기관의 조절 등을 통해 신경전달물질의 양을 늘리고 신경의 위축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위축이 시작되어 손상된 신경조직은 회복되지 않으므로, 후각상실이 상당히 진행된 이후에는 치료를 통해서 회복시킬 수 있는 한계가 발생한다. 적절한 치료시기는 가급적 후각감퇴가 나타나는 초기에 시행하는 것이 좋고, 완전히 후각상실된지 오랜 기간이 지난 후에는 치료를 통해 회복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신경계클리닉 조윤제원장(윤제한의원)은 “물리적인 사고로 인한 후각상실의 경우 “후각장애는 냄새를 못 맡는다는 증상만 똑같을 뿐 원인에 따라 전혀 다른 병증이라고 본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치료를 적용했을 때 치료예후가 높게 나타난다. 외상성인 경우 부종을 줄이기 위한 순환치료 및 신경조직의 보존, 염증성인 경우 염증을 해소하고 코 주변부의 노폐물을 배출하는 치료, 퇴행성인 경우 신경전달물질을 높이는 치료가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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