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에 거주하는 영업사원 박용민(46세·가명)씨는 업무특성상 평소 술자리가 잦은 편이다. 평소식사만 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화장실에 들락거리는 편인데, 몇 달 전부터는 식후 편두통에 어지럼증까지 생겼다. 증상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아 위 내시경부터 머리 MRI 검사까지 해 보았지만 특별한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 답답한 마음에 다시 한의원을 찾은 박씨는 담적병 진단을 받았다. 담적병으로 인해 편두통, 어지럼증까지 발병한 것으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담적병(痰積病·담적증)은 한의학적 병명으로 ‘담적’이 유발하는 각종 질환을 말한다. 위장 기능저하로 미처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이 위 속에 남아 부패하면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점막을 투과해 위장 외벽에 쌓여 굳어진 것이 바로 ‘담적(痰積)’이다.

담적병은 잦은 음주와 흡연, 기름진 요리, 인스턴트 식품, 과도한 스트레스 등이 위장 기능을 저하시키면서 발병한다. 담적병은 단기간에 유발되는 질환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천천히 나타나는 기능성 질환이다.

오랜기간에 걸쳐 유발되는 만큼 치료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증상에 따라서는 6개월 이상 장기간이 요구되는 경우도 많다.

담적병 혹은 담적증후군으로 위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담적 독소는 더욱 쌓이고 그로 인해 위장 기능은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다양한 전신 증상이 유발될 수 있다.

담적병 증상으로는 우선 소화기관과 직결된 소화불량, 잦은 트림, 복부팽만감과 아랫배통증, 옆구리통증, 목이물감,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후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으로 퍼지면서 어지럼증과 두통, 어깨결림, 만성피로 증상, 우울증, 불면증,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 생리불순, 부정출혈 같은 전신증상을 유발한다.

담적병을 의심할 수 있는 여러 증상들이 있다.

먼저 소화기 증상에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고 울렁거리며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잦은 트림과 함께 복부팽만감, 복부 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위, 아래통증이 있다 △ 배꼽주변이 딱딱하고 통증이 있다.

신경계 증상은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순환계 증상은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손발 끝이 차고 시린 수족냉증 증상이 있다 △ 자도자도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옆구리통증, 왼쪽옆구리통증이 있다.

비뇨생식기계 증상은 △ 소변이 자주 마려운데 소변양은 적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대하가 많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위 증상 중 5가지 이상에 해당되면 담적병(담적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 증상이 초기라면 균형 잡힌 식습관과 운동요법 등으로 개선이 가능하다. 반면, 상당 기간 지속된 상태라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담적병(담적증후군) 치료방법으로는 환자의 담적병 유형과 체질에 맞는 개인별 맞춤 한약치료와 함께 약침과 침, 온열치료를 병행한다. 이를 통해 위장의 뭉친 기운을 풀어주고 담적을 제거하며 몸에 쌓인 노폐물과 독소를 제거하고 위장의 기능을 회복해 정상적인 소화작용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는다.

부천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박사)은 “담적병은 오랜 기간에 걸쳐 발병된 기능성 질환인 만큼 치료하기가 까다로워 적극적인 치료 자세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한의학적 치료와 함께 잘못된 식습관을 바로잡고 영양상 균형 잡힌 식단과 함께 평소 가벼운 생활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면 소화불량, 편두통, 어지럼증 등 담적병의 각종 증상도 개선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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