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적병 증상이 소화기부터 신경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 동안 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의 수는 총 770여만 명으로, 위염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는 흔한 질환 중 하나로 확인됐다.

과식이나 음주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위장 염증은 위장의 자생력에 의해 짧게는 3일, 길게는 1~2주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것이 보통이다. 이런 급성위염이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증상이 만성 위염이다.

만성위염이 지속되면 위장 세포의 재생력이 저하되면서 위축성 위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위축성위염이란 위장 점막 표면이 얇아진 상태를 말한다. 만성위축성위염이 치료가 잘 되지 않으면 장상피화생까지 진행될 수 있다.

장상피화생이란 위의 점막을 이루는 세포가 배상세포 같이 장세포 모양으로 바뀌어 위 점막이 마치 장의 점막과 유사하게 변한 상태를 일컫는다. 장상피화생은 정상 위장보다 위암발병률이 많게는 10배 이상 높다고 알려져 있다.

박지영 부천 으뜸한의원 원장(한의학박사)은 “만성위축성위염이나 장상피화생은 암으로 진행될 확률은 높은 편이나, 임상적인 치료는 없이 추적관찰만 하므로 불안해하고 답답해하는 환자들이 많다”며 “한의학에서는 담적병의 범주로 보고 치료한다”고 말했다.

담적병은 소화되지 않은 각종 노폐물과 음식물에서 발생한 독소가 위장 점막을 투과해 위장 외벽에 쌓인 ‘담적’으로 인해 나타나는 각종 증상을 말한다.

담적병은 일차적으로 만성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목이물감, 복부가스, 복통, 설사, 변비 등의 소화기 증세를 유발한다. 담적이 초기에 적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담적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져 어깨결림, 만성피로 증상, 두통, 어지러움증, 수족냉증, 이명, 우울증, 불면증, 여성의 경우 심한 생리통, 생리불순같은 전신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담적병은 이러한 광범위한 증상으로 인해 현대한의학에서는 ‘담적증후군’으로도 불린다.

어떤 증상이 있을 때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을까?

첫째, 소화기 증상으로는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며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잦은 트림과 함께 복부가스가 차는 복부팽만감이 있다 △설사와 변비가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위통증 혹은 명치아래 통증이 있다.

둘째, 신경계 증상으로는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러움증,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리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셋째, 순환계 증상으로는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손발 끝이 시리고 찬 수족냉증 증상이 있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 또는 대하가 많고, 만성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위 증상 가운데 5가지 이상에 해당한다면, 담적병(담적 증후군)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담적병(담적증후군)의 치료방법은 담적을 제거해주고 위장의 움직임을 회복시켜줄 수 있는 한약을 환자 체질과 담적병 유형에 맞추어 개별 처방하는 것이다. 한약은 담적을 제거할 뿐 아니라, 손상된 위장 점막의 세포 재생과 회복을 돕는다. 또한 담적으로 발생한 전신 장부의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증상 경중에 따라 침치료, 약침 치료, 온열치료를 병행한다.

박지영 원장은 “담적병은 적극적인 치료와 더불어 평소 하루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금연, 금주, 스트레스 관리 등 생활습관 관리가 병행돼야 빠른 치료와 재발 예방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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