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화 사회에 이르러 영양 부족보다 과잉이 문제가 되면서 비만이 전세계적으로 문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세계보건기구(WHO)가 전 세계에 도입을 권고한 설탕세(비만세)에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설탕세’란 당류가 과도하게 함유돼 비만 위험을 가중시킬 수 있는 음료와 식품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지난 1981년 노르웨이가 세계 최초로 도입한 가운데 사모아, 피지, 핀란드, 헝가리, 프랑스, 멕시코, 칠레, 아랍에미리트, 태국, 필리핀, 영국, 아일랜드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만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소아비만이 성조숙증과 직접적인 연관성을 지닌다고 알려지며 많은 학부모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영양이 넘치면 비만해질 뿐만 아니라 영양 과잉으로 인해 실제 나이보다 발육이 빨라지게 되는 '성조숙증‘을 유발해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성조숙증에 걸린 아이는 또래보다 초경이나 변성기가 빨리 찾아오게 되며 2차 성징의 발현뿐만 아니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빨라지기 때문에 일찍 성장이 멈추게 된다. 일반적으로 성호르몬이 분비된 시점에서 2년 6개월 이내에 성장이 멈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초경이 시작된다면 초등학교 고학년에 올라갈 때쯤이면 이미 성장이 끝나버린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인스턴트 음식을 비롯해 지방이 많이 함유된 즐겨 먹는 식습관은 지양해야 하며 체중 증가는 소아성인병의 원인일 뿐 아니라 초경 시기 자체를 앞당기게 되므로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영양의 과잉 섭취와 운동부족으로 체지방률이 높아지면 성장호르몬에 대한 호르몬 내성이 증가해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고 체지방율이 증가하면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 사춘기가 일찍 찾아와 초경시기가 빨라지게 된다. 초경이 시작된 후 2년 정도가 지나면 뼈의 성장판이 닫히기 때문에 성장이 가능한 시기도 크게 줄어든다. 이처럼 일찍 성장기가 멈춰지면 최종 키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

서정한의원 박기원 원장은 “내원 환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보다 남학생들이 성장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에 따르면 성장치료를 받기 위해 내원한 환자 중 여학생의 70%에 가까운 학생들이 초등학생인 반면, 남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고학년 33%, 중학생 36%였다. 남학생이 성장치료에 관심을 갖게 되는 시기가 여학생보다 3∼6년 정도 늦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여학생들이 성장 발육 상태가 남학생들보다 1년 정도 앞서기 때문에 치료 시기가 1년 정도 늦는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조사 결과처럼 3∼6년 정도 늦게 되었을 경우는 눈에 띄는 치료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된다. 따라서 아들을 둔 부모라면 보다 일찍 성장에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보통 여학생의 경우 30kg, 남학생의 경우 42kg정도가 되면 사춘기가 진행되게 된다. 따라서 여학생의 경우 초등학교 3학년 이전에 가슴에 멍울이 생기는 등 성징이 나타나거나 30kg이상이 되면 성장예측검사를 통해 아이의 성장 시기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박기원 원장은 “여학생은 초경이나 가슴에 몽우리가 생기는 등 2차 성징의 징후가 뚜렷해 부모가 알아채기 쉬운 반면 남학생은 부모가 위기를 느낄만한 뚜렷한 경계선이 없지만 남성호르몬이 분비되기 시작하면서 머리에 피지 분비가 증가하면서 머리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기 시작하기 때문에 남학생들은 자주 안아주며 변화 시기를 놓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흔히 키는 부모의 유전적인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고들 생각하지만 실제로 후천적인 요인이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이가 앞으로 얼마나 더 클 수 있는 지를 알려주는 것은 뼈 나이기 때문에 막연히 아이의 나이만 보고 성장 시기를 가늠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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