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위험인자 ‘난청’의 작용 기전 규명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장문영 교수. 사진=중앙대병원 제공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치매는 기억, 지각 등 인지기능의 저하가 주증상으로 전 세계적으로 약 4400만명의 환자가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주요한 원인 질환이며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수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현재까지 뚜렷한 치료 방법이 없어 위험인자 조절을 통한 예방이 현실적인 극복 방안이다. 이에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 규명의 필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난청’의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발표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장문영 교수는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교수, 서울의대 생화학교실 묵인희 교수와 함께 난청이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분자생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연구 논문 ‘인지기능저하 및 해마의 시냅스 소실의 위험인자로서의 난청의 역할 (Hearing loss as a risk factor for cognitive impairment and loss of synapses in the hippocampus)'을 최근 발표했다.

그동안 여러 역학적 연구들을 통해 난청과 알츠하이머 치매 사이의 상관관계가 제시돼 왔으나 현재까지 난청과 알츠하이머 치매의 인과관계를 뒷받침하는 메커니즘이 규명되지 않아 이를 설명하는 생물학적 근거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에 장문영 교수팀은 난청 동물모델(rat)을 이용해 난청이 인지기능 저하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다.

연구팀은 정상 청력인 동물과 난청이 있는 동물에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단백질(amyloid-β, Aβ)을 투여했다. 이때,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인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아밀로이드 단백질은 뇌손상은 유발하지 않으나 뇌가 위험 인자에 취약해질 정도로 소량만 투여했다.

이어 연구팀은 실험 동물을 총 4개의 그룹으로 나눠(정상청력그룹, 정상청력에 Aβ투여그룹, 난청그룹, 난청에 Aβ투여그룹) 실험을 진행한 후 뇌영역 특이 인지기능 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난청이 있으면서 Aβ투여를 한 그룹에서만 해마(hippocampus)가 관여하는 인지기능이 다른 그룹에 비해 30~85%가량 유의하게 저하됐고 나머지 세 그룹에서는 인지기능저하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이 그룹의 경우 나머지 세 그룹보다 뇌 영역 중 기억을 관장하는 핵심 영역인 해마의 시냅스 수치가 다른 그룹에 비해 30~40%가량 저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난청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 인자로 작용함을 보여주는 것이며 난청이 해마의 시냅스를 뇌손상에 더 취약하게 만드는 기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장문영 교수는 “나이, 가족력 등 이미 치매의 위험인자로 알려진 인자들과 달리 난청은 보청기, 인공와우 등을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며 “이는 위험인자 조절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매의 진행을 늦추고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가 후원하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본 논문은 신경과학 분야 SCI국제저널인 '뇌행동연구(Behavioural Brain Research)'저널 온라인상에 실려 오는 2019년 10월호(Vol.372)에도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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