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 치료 트렌드 주목…선행항암치료 및 바이오마커 조명

[데일리한국 김진수 기자]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ASCO 2019에서 치료 성적을 높일 수 있는 항암 치료 트렌드에 주목하고 ‘The Earlier, The Better’와 ‘바이오마커의 시대’ 등 크게 두 가지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임상종양학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이하 ASCO)에서 발표된 암 치료 관련 주요 임상 결과를 공유했다. 사진=김진수 기자
◇ 최근 대장암·폐암·비인두암에서도 수술 전 항암치료 진행

첫 번째 주제 발표에서 이윤규 교수(강북삼성병원 종양혈액내과)는 “최근 ASCO같은 국제학회에서도 암 치료에 있어 진단과 치료에 관련된 전문가인 외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전문의들이 모두 모여서 치료법을 결정하는 ‘다학제적 접근’을 강조하면서 치료 방향에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술 후에 미세 전이 병소를 제거하기 위해 쓰던 보조 항암치료가 기존에는 직장암, 유방암에서만 시행됐으나 이번 ASCO에서는 대장암, 폐암, 비인두암, 육종 같은 종양에서 실시한 수술 전 항암치료와 관련 연구데이터들이 발표됐다는 것이다.

또한 이 교수는 “암 치료의 새로운 치료제인 면역항암제는 4기 전이암 치료를 위해 사용되다가 수술이 가능한 병기인 1~3기 초기 암 환자들에게 사용되면서 그 역할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면역항암제는 기존 세포독성항암치료에 비해 비교적 독성 관리가 용이해 선행항암치료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윤규 교수는 “면역항암제가 생존율에 미치는 영향 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흐름을 살펴보면 향후 몇 년 이내에 1-3기의 초기암에서도 면역항암제가 보다 활발하게 사용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바이오마커의 시대

두 번째 주제인 ‘바이오마커의 시대’를 발표한 김미소 교수(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암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이 이뤄지며 임상 연구에서 바이오마커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ASCO에서도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신약 임상연구와 약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에 대한 연구 결과들이 다수 발표됐다”고 언급했다.

김미소 교수는 이번 ASCO 총회(Plenary Session)에서 발표된 4개 연구 중 하나인 ‘POLO’ 연구를 소개했다. POLO 연구는 전이성 췌장암에서 바이오마커를 찾아 표적 치료를 시행해 성공한 첫 번째 연구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연구에 따르면, 생식세포(germ line) BRCA 돌연변이(이하 gBRCAm)이 있는 전이성 췌장암 환자 중 최소 16주 이상 백금 기반한 항암치료를 받고 질병이 진행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PARP(Poly ADP-ribose polymerase) 억제제인 올라파립을 투약했을 때 위약군과 비교해 우수한 무진행생존을 입증했다(7.4개월 대 3.8개월).

반응지속기간 역시 올라파닙 치료군에서 24.9개월로 위약군 3.7개월 대비 월등한 결과가 나왔다.

김 교수는 “이번 ASCO에서 전이성 전립선암 환자의 암세포에서 BRCA를 포함해 DNA 손상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을 때 올라파립의 우수한 종양 반응을 보여준 연구 결과(TOPARB-B 연구)도 발표돼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첫 표적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 대한항암요법연구회, 암 임상연구 정보 검색 플랫폼 오픈

이밖에도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홈페이지 내 ‘암 임상연구 정보 검색 플랫폼’을 오픈해 임상 연구 등에 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암 임상연구 정보 검색 플랫폼’은 신약 개발 및 암 치료방법 개선을 위해 구축됐으며 국내에서 시행되고 있는 암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 검색이 가능하다.

또한, 임상연구 검색을 통해 종양내과 전문의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원들이 주도하고 있는 임상시험 뿐 아니라 항암제 개발 회사들이 진행 중인 임상연구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최혜진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홍보위원장(연세암병원 종양내과)은 “암환자와 보호자, 또 누구나 관심있는 분들이 플랫폼을 통해 정확한 임상연구 정보를 얻고 참여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암 임상시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정보의 양과 기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강진형 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은 “이번 ASCO에서는 국내 연구진들이 참여한 우수한 연구 성과가 발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국내 암 관련 임상연구의 질적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국내 대표적인 항암약물치료 임상연구자 그룹인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1998년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들이 주축이 돼 설립됐으며 다기관 공동 임상연구를 통해 국내 현실에 맞춰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암 치료 방법에 대해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110여개 의료기관에서 800여 명의 회원이 소속돼 있으며 데이터센터, IRB, PRC를 포함한 10개 위원회와 암종별 10개의 질병분과위원회로 구성돼 활발한 다국가, 다기관 임상연구를 수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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