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몬트대 연구팀 "무표정 정확히 못 읽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는 것은 사회생활을 하는 데 매우 중요한 능력 중 하나다. 하지만 부부싸움이 잦은 부모 밑에서 자란 자녀는 표정을 읽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24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버몬트대학 발달심리학자 앨리스 셔머혼 박사는 최근 '사회·대인관계 저널'(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에 발표한 논문에서 부모가 자주 다투는 가정에서 성장한 사람은 갈등 징후를 살피느라 표정을 올바로 읽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표정에 관한 연구는 이미 다양하게 진행돼 우울함이나 짜증, 걱정 등이 다른 사람의 표정을 읽는데 영향을 주며, 어린 시절 폭력이나 육체적 학대에 노출된 성인은 다른 사람의 얼굴에 적대감이 없는데도 있는 것처럼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셔머혼 박사의 연구 결과는 가정에서 자주 일어나는 부모 간 갈등이 자녀의 표정 읽기 능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셔머혼 박사는 9~11세 어린이 99명을 대상으로 사진을 보여주고 표정을 읽도록 했다. 부모 간 갈등이 많을수록 표정 읽기 능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가설을 갖고 연구를 시작했으나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화가 나거나 행복해하는 표정을 구분하는 데는 별 차이가 없었고, 무표정한 얼굴(neutral face)을 읽는 데서는 부모 간 갈등이 있는 가정의 자녀들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표정한 얼굴을 화가 나거나,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잘못 읽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셔머혼 박사는 "(부모의) 화가 난 상호작용은 자녀들에게 방으로 피하라는 신호일 수 있다"면서 "이와는 대조적으로 중립적인 상호작용은 많은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그래서 자녀들도 이에 가치를 두지 않고 무표정한 얼굴을 읽는 법을 배우지 않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타임스는 이 연구가 사진만 갖고 진행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으며, 어린이들이 나이 들면서 무표정을 제대로 읽게 되는지는 더 규명해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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