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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간한국][스마트한의학277] 보음약(補陰藥)-흑지마(黑芝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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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시간승인 2018.01.15 07:00
‘재러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가 쓴 ‘총균쇠’라는 책은 서울대학교를 입학한 학생들이 적극 추천한 책으로 알려지면서 널리 읽히는 국민도서가 된 것 같다. 인류를 바꾼 3가지가 곧 총과 쇠와 세균이란 뜻을 함축해서 제목으로 뽑은 것 같다. 이 책에서 남아메리카가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식민지로 전락하게 된 과정을 여러 방면에서 상세하게 기술해 놓았다.

그 당시 유럽은 권력이 교황으로부터 왕으로 이양되는 시기로 절대 왕정 시기였다. 왕의 권력이 막강해지면서 왕은 대외적인 교역이나 심지어 전쟁을 통해서 까지 영토를 확장하면서 자신의 이익이 극대화되도록 했다. 프랑스, 포르투갈,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이 이 대열에 합류하면서 무역으로 인한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상교역로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게 된다. 전쟁이 유럽에서만 머물던 것이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면서 너도나도 해외식민지를 개척하기에 이른다.

1532년 스페인 정복자 피사로는 단지 200명의 병사를 이끌고 8만의 군대를 거느린 잉카 제국 황제 아타우알파와 전쟁을 치러 대승을 거둔다. 무기의 차이가 크겠지만 그것보다 더 필자가 주목한 것은 균이다. 당시 유럽의 대다수 사람들은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가지고 있었던 반면에 잉카 제국을 포함한 남미 아메리카 국가들은 이에 대한 면역력이 없어서 대부분의 잉카의 전사들은 힘 한번 못쓰고 전염병에 걸려 추풍낙엽처럼 나가 떨어졌다.

천연두는 두창바이러스로 옮겨지는 전염병이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서 1980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천연두 근절선언을 발표하였다. 제너가 종두법을 발견하기 전까지 서양과 마찬가지로 조선의 한의사들도 두진(痘疹), 두창(痘瘡)이라고 불렀던 천연두를 고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왕족이라고 천연두가 피해갈 리가 없어 천연두를 고치는 일이 목숨이 걸린 일이 되었다. 동의보감에는 따로 두진(痘疹)편이 없고 여기저기에 두진에 관한 내용이 보인다.

특히 임산부들이 태어날 아이가 두진에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 여러 한약들을 처방한 기록이 있고, 소아가 두진에 걸렸을 때 쓰는 태극환(太極丸), 독성단(獨聖丹), 서각소독음(犀角消毒飮), 사과탕(絲瓜湯), 서점자탕(鼠粘子湯),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 경면주사(鏡面朱砂), 오골계뿐 아니라 두진에 좋은 음식들 또한 나열해 놓았다. 광제비급(廣濟秘笈) 부인문에 두진 예방법이 있는데 흑지마(黑芝麻)로 기름을 내어 임산부와 큰 아이에게 매일 먹이는 것이다. 요즘의 의학상식으로는 말이 안 되는 방법이지만 그 시대는 얼마나 간절했으면 그랬을까? 오죽하면 마마(媽媽)나 손님으로 불렸을까? 요식업계 마이다스의 손 ‘백종원’이 말하는 ‘챔기름’을 만드는 원료인 참깨가 흑지마(黑芝麻)다. 이런 걸로 보면 한약재는 우리 먹거리 속에도 많이 그리고 깊이 침투해 있다. 그런 이유로 “한약을 함부로 먹지 말라.”고 하는 말은 한의사 외에 할 수 없고 그 외 어느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는 말이다.

참깨는 보음약이다. 참깨로 만든 참기름이나 음식위에 뿌리는 온전한 형태의 참깨를 매일 먹는 우리로서는 별거 아닌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흑지마는 노화(老化)와 밀접하게 관련이 있어서 눈여겨볼만한 한약재다. 맛이 달고 고소하고 성질은 차거나 덥지 않고 평이해서 음식으로 사용된다. 간신과 대장으로 유입된다. 그래서 다른 보음약처럼 간신의 음을 보하고 정혈(精血)을 보태준다.

참깨의 또 다른 기능은 노인의 변비에 쓰는 것이다. 대변이 나오려면 항문에 기름칠을 해야 되는데 노인은 건조해져서 기름이 마르거나 아예 분비가 안되는 경우가 생긴다. 이 때 참깨를 먹으면 기름칠이 되어서 매끄럽게 대변이 바깥세상 구경을 하게 된다. 귀밑머리와 모발이 일찍 하얗게 쇨 때도 사용된다. 피부를 윤택하게 해서 피부에 탄력을 제공해서 젊어지게 할 뿐 아니라 탈모가 안 되게 한다. 풍치를 예방할 수 있고 아울러 노화를 방지하는 일을 잘 수행한다. 우리 곁에 항상 머물러 있지만 쓰임새를 알지 못해 그 값어치를 추정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세상의 존재들에 대해 호기심어린 눈으로 쳐다봄이 어떠할까?

하늘꽃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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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8/01/15 07:00:50 수정시간 : 2018/01/15 07: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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