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연구, 정상체중인데 사망·심장질환 위험 3배 큰 사람 특성 규명

지방이 복부·내장 아닌 엉덩이·허벅지에 쌓이는 지가 관건

통상적으로 체질량지수(BMI)로 따져 체중이 정상범위인 사람은 비만자들에 비해 심장과 뇌혈관 질환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크게 낮다. BMI는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것이며 18.5~25가 정상이다.

그러나 똑같이 BMI가 정상 또는 날씬한데도 이런 질환에 걸리고 사망할 위험이 3배나 더 크고, 오히려 비만자보다도 훨씬 못한 사람들이 있다.

독일 튀빙겐대학 소아과 노르베르트 슈테판 교수와 독일당뇨연구센터(DZD) 공동연구팀은 이런 사람들의 특성을 규명한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쉽게 말해 "엉덩이 뚱뚱한 것이 배불뚝이 보다는 건강에 낫다", 즉 체형에 비해 엉덩이와 허벅지가 작은 사람일수록 더 위험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성인 981명에 대해 BMI를 계산하고 MRI 등 여러 검사법을 이용해 총 체지방량, 지방의 체내 분포도, 간 지방, 인슐린 민감성과 분비량, 혈관벽 두께 등 대사성 질환과 관련된 여러 지표를 측정했다.

그리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각종 심·뇌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대사증후군의 요인 중 2가지 이하만 있는 사람을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 그 이상은 '대사적으로 불건강한 사람'으로 구분했다. 이 증후군 요인에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혈당장애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그 결과 정상체중이면서 '대사가 불건강한' 사람이 18%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상체중이고 대사적으로도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과 사망 위험이 3배나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과체중이나 조금 비만하지만 대사적으로는 건강한 사람들은 이런 위험이 정상체중이고 대사적으로 건강한 사람에 비해 최대 25% 밖에 더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들의 지방분포 등을 조사한 결과 지방이 어떤 부위에 쌓이느냐가 이런 위험을 결정하는 최대의 요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BMI가 정상이지만 복부 즉, 내장에 비만이 쌓이면 심·뇌혈관질환에 걸리고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는 것이다. 반면에 BMI가 정상이거나 과체중 또는 약간 비만해도 엉덩이와 다리에 쌓이는 사람들은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다.

슈테판 교수는 복부와 엉덩이 지방은 완전히 다르게 작용한다면서 엉덩이 지방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반면 복부 지방은 혈액에 녹아들어 가 각종 문제를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다만 BMI 지수가 아주 높은, 즉 살이 많이 찐 사람들은 지방 축적 부위에 따른 차이가 없었다면서 이 경우엔 엉덩이와 허벅지가 굵어도 내장지방도 많기 때문으로 추정했다.

독일 당뇨연구센터(DZD)가 보도자료를[https://www.dzd-ev.de/en/latest/news/news/article/41079/index.html] 배포한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세포 대사'(Cell Metabolism) 최신호에 실렸다.[http://www.cell.com/action/showImagesData?pii=S1550-4131(17)30429-1]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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