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3397명 검진 분석 결과…"여성이 잦은 라면 섭취에 더 악영향 받아"

사진=유토이미지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라면을 1주일에 3번 이상 먹는 사람은 1개월에 1번 이하로 먹는 사람보다 심혈관계 대사질환 위험이 2.6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한 잦은 라면 섭취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오범조(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장남수(이화여대 식품영양학) 교수 공동 연구팀에 따르면 건강검진에 참여한 서울지역 18∼29세 대학생 3397명(남 1782명, 여 1615명)을 대상으로 라면 섭취와 심혈관계 대사질환 위험요소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조사 참여 대학생들의 1년간 평균 라면 섭취 빈도는 1주일에 1∼2번(30.9%)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한 달에 2∼3번(29.8%), 한 달에 1번 이하(27.6%), 1주일에 3번 이상(11.7%) 순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라면을 1주일에 3번 이상 먹은 그룹은 1개월에 1번 이하로 섭취한 그룹보다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가 2.6배 높았다. 고중성지방혈증은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가 150㎎/㎗ 이상으로 높은 상태다. 연구팀은 라면에 다량으로 들어있는 탄수화물과 지방이 중성지방 수치를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중성지방이 혈관 벽에 쌓여 혈액의 흐름을 막으면 동맥경화, 급성심근경색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여학생은 동일한 조건에서의 고중성지방혈증 위험도가 6.0배로 남학생(2.1배)보다 훨씬 높았다. 라면 섭취가 많을수록 확장기혈압, 공복혈당 수치도 함께 높아졌으며, 여학생은 이런 연관성이 남학생보다 더 높았다. 상당한 양의 나트륨(600∼2770mg)이 들어있는 라면이 확장기 혈압을 올리는 이유는 염분에 대한 민감도 차이가 제시됐다. 연구팀은 여성이 남성보다 나트륨 민감도가 더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또한 라면의 당지수(GI)가 높아 라면 복용 이후 공복혈당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라면을 자주 섭취하는 학생은 대사증후군을 구성하는 여러 위험요소를 동반할 확률도 높았다.

1주일에 3번 이상 라면을 먹은 그룹에서는 2개의 대사증후군 위험요인을 가진 비율이 27.6%지만 1개월에 1번 이하 섭취한 그룹의 해당 비율은 17.7%로 더 낮았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국영양학회와 대학지역사회영양학회가 공동 발행하는 영문 학술지(Nutrition Research and Practice) 최근호에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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