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약물내성 말라리아 광 기능성 나노입자 통한 치료법 제시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임채승 교수. 사진=고대 구로병원 제공
[데일리한국 고은결 기자] 빛에 반응하는 이상 세포만 죽이는 최신 치료법인 '광역학치료'가 말라리아의 원인 기생충인 적혈구 내 열원충의 제거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의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팀과 연세대학교 이과대학 화학과 김용록 교수팀은 빛을 쪼이는 광역학치료법을 이용한 말라리아 치료법을 개발했다.

광역학치료는 광과민제를 혈액에 주사하고 적정 파장의 레이저광을 조사해 빛을 받은 광과민제가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도록 유도해 정상적인 세포를 제외한 말라리아 병원체와 세포를 사멸하는 방식이다.

교수팀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해 나노 크기의 광 기능성 나노입자(PFNs)에 광과민제를 붙여 말라리아 감염 혈액에 주입한 뒤 가시광선을 조사했다. 이를 통해 말라리아를 가진 적혈구만을 선택적으로 불활성화시켜 제거하는 말라리아 치료를 시도했고, 이후 8일 간의 배양검사로 적혈구 내 말라리아 기생충이 완전 박멸된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열원충은 말라리아원충으로 척추동물의 적혈구에 감염돼 열성 질환을 일으키는 기생충으로, 매년 전 세계 1억명 이상을 말라리아에 감염시켜 80만여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말라리아는 기존 약물과 최근 개발된 항말라리아 약제 '아르테미시닌'까지 내성을 가진 다중약물내성(MDR)말라리아가 출현함에 따라 새로운 치료법의 개발이 시급했던 상황이다.

고대 구로병원 진단검사의학과 임채승 교수는 "말라리아는 사람과 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인수(人獸)공통감염병으로, 매우 강력한 전염병이지만 뚜렷한 치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며 "광역학치료로 말라리아 퇴치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3월29일 국제 과학잡지 '미국화학회 응용재료 및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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