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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소리 벗삼아 동백숲 산책

거제 지심도는 훈풍이 불면 몸을 먼저 들썩인다. 장승포항 남쪽의 소담스런 섬은 전국 최대 동백 군락지중 한 곳이다. 자연 원시림을 간직한 섬은 봄이 오면 동백 산책로를 만들어낸다.

거제의 섬과 해안 곳곳에서 동백이 피어나지만 지심도가 유일하게 ‘동백섬’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지심도의 식생 중 50%가량이 동백으로 채워진다. 지심도의 동백꽃은 12월초부터 피기 시작해 4월 하순이면 대부분 꽃잎을 감춘다. 2월말~3월 중순이 꽃구경하기에는 가장 좋은 시기다.

지심도의 동백은 오붓하게 산책하며 만나는 꽃이다. 지심도에서는 100년 이상 된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룬다. 수백년 된 동백이 서식하고, 전국에 몇 안 된다는 흰 동백꽃도 지심도에 핀다. 흰 동백은 날씨가 맞고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행운의 꽃이다. 동백의 꽃말에는 ‘단 하나 뿐인 사랑’의 의미가 담겨 있다.

해안절벽과 어우러진 꽃길

선착장에 내리면 지심도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는 둘레길이 조성돼 있고, 동백 꽃망울은 길목에서 불현듯 붉은 모습을 드러낸다. 지심도는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마음 심(心)’ 자를 닮아 지심도라는 이름이 붙었다. 해안절벽이 있는 마끝, 포진지, 활주로를 거쳐 망루까지 두루 거니는 데는 2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곳 주민들은 해방 이후 하나둘씩 몰려와 터전을 마련했다. 제주도 해녀들은 이곳까지 물질을 위해 건너오기도 했다. 70년대만 해도 지심도에는 20명의 해녀들이 미역 홍합 전복 등을 건져 올리며 정착해 살았다고 한다. 섬에는 한때 초등학교 분교도 있었으며 80년대에는 재학생이 30여명에 이르기도 했다. 바다 건너 거제도의 돈벌이가 제법 쏠쏠해지면서 대부분의 해녀와 주민들은 섬을 떠났다. 한적했던 지심도가 다시 분주해진 것은 관광 훈풍이 불면서 부터다. 최근에는 민박집만 10여곳이 성업중이다.

지심도는 일제 시대에는 일본군의 군사요지로도 이용됐다. 섬 뒤쪽으로는 포기지로 이용된 구덩이와 견고한 탄약고도 자리해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일본식 나무집들이 선명하다. 전등소 (발전소) 소장의 사택은 1930년대 지어진 일본식 가옥으로 보존상태가 좋다.

섬 정상에서는 일출과 일몰을 동시에 볼 수 있고 맑은 날이면 남쪽 대마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3월 동백 향연이 마무리되면 4월은 유자향이 향긋하게 섬을 채운다.

희귀 동식물의 주요 서식지

지심도는 동백꽃만 훌쩍 보고 떠나기에는 아쉬움이 남는 섬이다. 지심도의 자연환경은 생태적으로도 우수한 가치를 지녔다. 남해안 특유의 상록활엽수림이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돼 있으며, 개가시나무 등 희귀식물과 멸종위기인 팔색조, 솔개, 흑비둘기 등이 서식한다.

대나무와 그물을 이용한 뜰채낚시는 지심도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재래식 고기잡이 방법이다. 관광객들은 개량형 낚시로 흉내를 내볼 수 있다. 지심도 인근에는 봄이면 학꽁치가 많이 잡힌다. 볼락, 농어, 방어 등이 사시사철 낚시꾼들의 발길을 유혹한다.

3월을 넘어서면 거제 곳곳에서 동백을 만날 수 있다. 우제봉 가는 길은 주변 바다 풍광과 어우러져 동백 보는 재미를 더한다. 우제봉은 명승 2호인 해금강을 높은 곳에서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다. 우제봉 전망대 주변으로 나무데크길이 조성됐으며 높게 솟은 해송과 드문드문 만나는 동백이 반갑다. 산책로 초입의 해금강 호텔 뒤편이나 서자암 암자의 동백꽃이 탐스러운 편이다. 전망대에서는 해금강과 대, 소병대도가 내려다 보인다.

해금강 일대의 비경인 신선대, 바람의 언덕 등은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풍차가 돌아가고 봄바람이 일렁이는 바람의 언덕은 영화의 단골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 학동 몽돌 해변 등 거제의 해변과 마을 곳곳에서는 봄 정취가 묻어난다. 구조라 마을의 매화는 매년 가장 먼저 꽃망울을 틔우며 희망의 봄소식을 전한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 길=거제 장승포항에서 지심도까지는 하루 왕복 4~5차례 여객선이 출발한다. 2시간 단위로 배가 운항하며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수시로 배가 증편된다. 약 15분 소요.

▲음식=거제의 봄은 별미들과 조우하는 시간이다. 도다리쑥국과 함께 제철 물회도 입맛을 당긴다. 갓 잡아 올린 도다리에 봄 쑥을 넣어 끓인 도다리쑥국은 담백하고도 향긋한 맛을 낸다. 애주가들의 해장을 위해서도 좋다.

▲숙소=장승포항 일대에 호텔, 모텔 등 다양한 숙소들이 여럿 있다. 지심도 안에도 민박집들이 운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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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2/27 07:00:59 수정시간 : 2017/02/27 07: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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