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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과 해변, 페스티벌이 뒤엉키다

서호주의 주도인 퍼스는 단절 속에서 개성을 피워낸 땅이다. 사막과 바다 사이에 들어선 도시는 연중 내내 온화한 기후에 푸른 하늘과 친절한 사람들, 심장박동을 빠르게 하는 문화적 매력들이 덧씌워진다.

퍼스에서는 일상과 휴식, 이벤트가 큰 경계 없이 진행된다. 중심가에서 철로 하나 지나면 강렬한 문화의 거리로 이어지고, 차를 타고 20여분 달리면 훈풍이 부는 해변과 맞닿는다. 도심과 맞닿은 해변은 19개나 된다. 번화가에서 가깝게 와닿는 바닷가는 고요하고 아득하다. 성수기만 되면 콩나물시루처럼 변하는 해수욕장이 아니다. 그중 코슬로우 비치는 호주 출신의 영화 배우인 히스 레저가 산책삼아 즐겨 찾던 해변이다.

매년 2월에서 3월이면 남반구 최대의 아트페스티벌인 퍼스 국제 아트페스티벌이 한달간 개최된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거리에서 치러지는 대형공연들을 무료로 관람할수 있으며 기발한 영화,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콘서트 등이 진행된다. 이 시기는 남반구 퍼스의 여름시즌을 만끽하기에도 탐스럽다.

신문화를 표방하는 거리들

머레이 스트리트, 헤이 스트리트 등은 퍼스 최대의 중심가이자 쇼핑의 거리다. 온갖 고급상점과 현지 디자이너숍들이 즐비하게 들어선 킹스 스트리트 역시 명품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

도심이 더욱 이채로운 것은 걸어서 5분, 철로 하나만 지나면 문화적 깊이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흡사 서울의 명동과 홍대거리가 철로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공존하는 형국이다. 다국적 식당들과 '나이트 라이프'로 명성 높았던 노스브리지 일대는 퍼스의 새롭고 당당한 문화허브로 자리매김했다. 노천바와 노천영화관 노천콘서트장 등은 노스브리지의 주말을 단장하는 주요 아이콘이다. 노천광장 소파에 누워 영화를 감상하는 풍경이나 오래된 공장 담벽 너머로 흐르는 음악은 노스브리지를 거니는 이방인들의 가슴을 알싸하게 만든다.

사실 그동안 퍼스를 감상하는 고전적인 여행은 남반구 최대의 도심공원인 킹스파크와 종 모양의 현대 건축물인 스완벨 타워 등을 둘러보는 것이 주를 이뤘다. 길을 걷다 만나는 영국색이 완연한 런던코트 거리나 콜로니얼풍의 시청사 역시 퍼스의 풍취를 더하는 볼거리들이었다.

요즘은 작은 와인 바나 식당들이 도심을 새롭게 재구성하는 주역을 자처하고 있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개성 넘치는 바'들을 찾는 행위는 이곳 청춘들의 이색취미이자 퍼스 여행의 새로운 묘미다. 바에서 맛보는 와인은 스완강에서 연결되는 스완밸리나 남서부 마가렛 리버의 마을단위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친근한' 것들이다.

카푸치노향 깃든 프리맨틀

스완강을 따라 페리로 30분이면 닿는 프리맨틀은 퍼스 여행의 사색을 부추긴다. 포구도시 프리맨틀은 한잔의 커피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도심의 메인거리 이름도 카푸치노 거리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오후의 노천카페에서 커피 한잔의 여유를 만끽하기 위해 이 골목을 찾는다. 낭만의 거리는 예전 죄수의 유배지였던 한 많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프리맨틀은 친환경 섬으로 명성 높은 로트네스트 아일랜드로 향하는 경유지이기도 하다. 페리를 타고 섬에 닿으면 섬의 교통수단의 99%가 자전거로 채워진다. 섬에서는 자전거를 타다 우연히 만나는 외딴 해변에서 스노클링을 하거나 낚시를 즐기면 된다. 섬이 간직한 바다는 연두빛 라군으로 단아하게 치장돼 있다.

퍼스의 도심에서 느꼈던 문화적 감성이나 풍광은 이렇듯 외곽으로 향하면서 색다르게 전이된다. 해만 지면 한산해 지는 도심은 주말 밤이면 다시 흥청거리고, 도심 골목에서 만났던 아트 갤러리가 외딴 해변이나 와이너리 옆에도 살갑게 들어서 있다. 맑은 하늘과 더불어 이 도시를 단아하게 만드는 매력들은 진화에 쉼표가 없다.

글ㆍ사진=서 진(여행칼럼니스트) tour0@naver.com

여행메모

▲가는길=한국에서 직항편은 없다. 홍콩, 싱가포르나 호주 시드니를 경유한다. 연결편은 홍콩을 경유하는 캐세이패시픽이 아침에 출발, 밤에 도착해 피로감이 덜하다.

▲현지교통=퍼스에서는 시내를 오가는 대형 고양이가 그려진 버스를 잘 활용한다. '캣'으로 불리는 이 순환버스는 탑승이 무료이며 도심의 주요 명소들을 색깔별로 운행한다. 프리맨틀에서 로트네스트 아일랜드까지는 페리로 30여분 소요된다.

▲기타정보=남반구인 퍼스의 여름시즌은 기온이 올라도 습하지 않아 활동하기에 좋다. 호주의 전열기구는 한국과 달라 별도의 멀티탭이 필요하다. 서호주 관광청(www.westernaustralia.com/kr)을 통해 자세한 현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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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2/20 07:00:39 수정시간 : 2017/02/20 07: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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