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주섭취 vs. 공복음주 실험서 공복자 혈중농도가 2배 높아

비타민·단백질류 음식과 같이 먹으면 알코올 체내흡수 늦춰

[데일리한국 이진우 기자] ‘빈 속에 술을 먹어야 짜릿한 술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이른바 ‘주당(酒黨)’들이 술자리에서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이때 짜릿한 맛이란 다름아니라 목을 타고 장으로 흘러들어가는 과정에서 알코올의 자극을 뜻한다.

하지만 빈 속에 술을 마시는 행위는 ‘혈관(정맥)에 알코올 주사를 맞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위험하다는 실험결과가 외국에서 나왔다. 주당들이 더욱 귀담아들어야할 뉴스가 아닐 수 없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최근 기획 프로그램 <진실은(The Truth About)> ‘알코올이 장(腸)에 미치는 영향(Alcohol’s effect on the stomach)‘ 편을 통해 빈 속에 술을 마셨을때 내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실험영상을 방영했다.

BBC의 '알코올이 장에 미치는 효과' 프로그램에서 알코올이 음주자의 소장(노란색 부분)에서 흡수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BBC 유튜브화면 캡처
이번 프로그램에서 영국의 유명 의사이자 진행자인 제이빗 압델마네임이 직접 알코올 실험 대상에 참여, 실험 파트너인 다른 여성출연자 나탈리와 함께 와인을 마셨다.

실험에서 제이빗은 음식과 함께 와인을 마신 반면, 나탈리는 빈 속에 술만 마셨다. 음주 20분 뒤 음주측정기로 실험한 결과, 나탈리의 알코올 수치는 44로 제이빗의 23보다 두 배 가량 높게 나왔다. 음주 후 1시간 뒤엔 32대 15로, 1시간 30분 뒤엔 21 대 8로 두 사람의 알코올 수치 차이가 더 벌어졌다.

2시간 30분 뒤에 측정검사에서도 나탈리는 혈중알코올 수치가 12로 나왔지만, 음식을 먹은 제이빗의 수치는 ‘0’를 기록했다. 그만큼 빈 속의 음주가 알코올 성분의 혈중 농도를 높여줘 그만큼 음주자를 빨리 취하게 만들고, 반대로 술에서 깨는데는 더욱 많은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에 대해, 스웨덴 보건과학대학의 독성법의학자 웨인 존스 교수는 “사실상 알코올을 정맥에 주사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경고했다.

BBC는 제이빗 박사의 공복 음주 실험에서 보듯 음주 전에 단백질, 비타민 등이 풍부한 안주와 함께 적정량만 마실 것을 권했다.

이같은 권고의 근거로 알코올이 주로 소장에서 흡수되기 때문에 위에 음식이 먼저 채워지면 소장으로 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그만큼 체내흡수도 지연돼 그만큼 혈중농도가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또한 흡수된 알코올 성분이 주로 간에서 분해되는데 BBC는 간뿐 아니라 위벽에서도 소량이지만 알코올 분해효소가 있어 술을 먹을 때 음식을 먹으면 위에서 알코올 분해 활동이 더 길어진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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