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여행 트렌드 ⑦ 렌터카 여행]

자유여행 늘면서 국내뿐 아니라 일본·유럽·하와이 등에서도 렌터카 여행 급증

국내는 롯데·AJ렌터카, 해외는 허츠·알라모가 대표적..보험·차량 상태 확인해야

차를 대여해 국내외를 여행하는 '렌터카 여행'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허츠 제공
[데일리한국 신수지 기자] 직장인 김유라(28)씨는 지난해 여름 친구들과 함께 제주도와 부산으로 ‘렌터카(rent-a-car) 여행’을 다녀왔다. 대학생 때처럼 대중교통을 이용한 자유여행도 고려했었지만, 여러 명이 함께 가는 여행이다 보니 오히려 렌터카를 이용하는 방식이 더 저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김씨는 “결과적으로 렌터카 여행은 매우 만족스러웠다”면서 “무더운 날씨에 차 안에서 에어컨을 틀어놓고 쉴 수 있고, 짐을 가득 든 채 버스를 오르내리지 않아도 돼 편안한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든 지역을 둘러보고, 야간에 드라이브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것도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김씨는 “올 여름에는 가족들과 유럽 렌터카 여행을 준비 중”이라면서 “국내 렌터카 여행보다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겠지만 보다 자유롭게 여행지를 둘러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자유 여행 늘면서 국내·외에서 렌터카 여행 인기

국내에 자유여행(패키지 투어의 반대 개념으로 여행 코스나 기간, 숙소 선택 등을 여행자 스스로 결정하는 여행)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김씨처럼 렌터카를 이용해 여행지를 찾는 이들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주도나 부산을 찾는 국내 관광객들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면서 "특히 제주도 자유여행객들에게 렌터카는 숙소와 함께 거의 필수적으로 고려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 1위 국내 렌터카 브랜드인 롯데렌터카(전 kt금호렌터카)의 제주 오토하우스에서는 지난해 여름 휴가철(7~8월) 대여 건수가 전년 대비 약 24% 증가했다. AJ렌터카도 지난 2010년~2014년까지 단기 렌터카 이용 건수가 연평균 9%대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 렌터카를 타고 다니는 여행객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여러 국가를 단숨에 '찍고 오는' 식이 아니라 소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보는 식으로 한국인들의 여행 패턴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번 버스나 열차 시간을 기다릴 필요가 없고, 교통수단이 바뀔 때마다 무거운 짐을 계속해서 나르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도 작용했다. 해외 렌터카 브랜드인 허츠 렌터카의 조현 마케팅세일즈팀 과장은 "인터파크 투어나 웹투어 등 여행사에 ‘자동차 여행’ 코너가 따로 생겼을 정도로 해외 렌터카 여행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미국 하와이나 유럽 등지에서 렌터카를 교통수단으로 활용해 보다 자유로운 가족 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업체 조사 결과 지난해 미국 하와이 렌터카 이용객은 전년 대비 45%, 유럽 렌터카 이용객은 64%나 증가했다. 조 과장은 "특히 기존 유럽 자유여행은 유레일패스 등 철도를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이러한 수요가 최근 렌터카로 이동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유럽 자동차 여행’ 등을 집필한 렌터카 여행 전문 작가 이화득씨도 “최근 가족 단위 해외 렌터카 여행을 문의하는 이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여행 인원이 세 사람 이상 되면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보다 렌터카 여행이 더 저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에서 운전하는 것이 생소하고 어렵게 생각될 수도 있지만, 막상 시도해보면 제주도에서 렌터카를 타고 다니는 것처럼 생각될 만큼 크게 어렵지 않다”고 말했다.

철도 여행이 주를 이루던 유럽도 가족 단위로 자동차를 빌려 여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진=알라모 제공

▣ 국내 렌터카 여행

▲ 국내에서 렌터카 경쟁 나선 롯데·AJ렌터카

현재 관광객들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국내 렌터카 브랜드는 롯데렌터카와 AJ렌터카다. 업계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롯데렌터카의 경우 국내 최대 규모의 렌터카 하우스인 제주 오토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렌터카 대여·반납 절차를 간소화한 ‘익스프레스 서비스’와 예약 확인부터 차량 인수까지 고객이 직접 진행할 수 있는 무인 대여기를 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과 7월부터는 뽀로로·타요 캐릭터로 랩핑한 캐릭터카를 도입해 제주 오토하우스(6대) 및 여수·경주 지점(각 2대)에서 서비스 중이다.

그런가 하면, AJ렌터카는 2009년 9월 업계 최초로 전 차량을 금연차로 운영해 가족 단위, 여성 고객이 많은 제주 지역에서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더불어 이 업체도 롯데렌터카와 마찬가지로 캐릭터카를 운행하며 가족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 국내에서 렌터카 인기 차종은?

렌터카는 운전 부담이 적고 대중적인 소형·중형 차량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해 7, 8월 AJ렌터카에서는 K5, 아반떼MD, 모닝, YF쏘나타, 레이 순으로 차량 선호도가 높았다. 상위 5위 안에 들지는 못했지만, 근소한 차이로 6위(뉴카니발)와 7위(그랜드 스타렉스)에 승합차도 랭크됐다. 6인 이상 여행할 경우 승합차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운전 교대가 가능하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KT금호렌터카의 제주 오토하우스에서 지난 한해 가장 인기 있던 차종도 유사한데 K5, 쏘나타, 아반떼 순으로 집계됐다.

최근 제주도 자유 여행에 렌터카는 필수 요소로 꼽힌다. 사진은 롯데렌터카(전 KT금호렌터카)의 제주 오토하우스. 사진=롯데렌터카 제공

▲ 어떻게 국내 렌터카 이용하는가

렌터카 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먼저 여행 지역을 정한 후 각 업체의 온라인 사이트나 전화를 통해 필요한 차량을 예약해야 한다. 지점을 직접 방문해 차량을 직접 보고 예약할 수도 있으나, 미리 예약하는 것보다 비용이 커질 가능성이 높고 아예 예약이 불가능한 경우도 생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 성수기의 경우 최소 2주 전에 예약해야 제때 차를 대여할 수 있다.

'카텔'(렌터카+호텔)이나 '에어카텔'(항공권+렌터카+호텔) 상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렌터카 업체들이 여행사와 제휴해 만든 상품이다. 일일이 숙소와 항공, 교통편을 찾는 것이 번거로웠던 여행객이라면 이 같은 결합 상품을 고려할만 하다. 개별 상품 이용 시보다 높은 할인율이 적용된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약이 끝났다면 부여받은 예약번호를 기억해 차량 대여일에 예약 지점을 방문한다. 롯데렌터카의 경우 예약번호나 이름, 면허증을 제시한 뒤 차종 및 대여 기간에 따른 차량 대여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하게 된다. 현금이나 체크카드 결제 시에는 신용정보 조회 동의 요청을 받을 수도 있으며, 신용 등급에 문제가 있는 경우 대여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

결제가 완료되면, 주차장에 준비되어 있는 차량의 외관, 세차 상태, 작동 상태 등(엔진오일, 에어컨, 워셔액, 전조등, 와이퍼 등)을 확인하고, 차량임대차 계약서에 서명한다. 마지막으로 차 키와 임대차 계약서를 받으면 운전이 가능하다.

▲낭패 안 보려면 보험·차량 상태 꼼꼼히 확인해야

휴가철 렌터카를 이용할 계획이 있는 소비자들이 각별히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렌터카 업체에서 사고 경중과 관계 없이 일률적으로 ‘동일한 금액의 면책금’을 요구해 피해를 본 경우가 113건(26.5%)이나 있었다. ‘자기차량손해보험’(자신이 운전한 차량에 대해 사고가 나면 보상해주는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렌터카를 운행하다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렌터카 업체로부터 과다한 배상을 요구받고 낭패를 보았다는 경우(15.0%)도 자주 접수됐다.

이에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렌터카를 이용하고자 할 때 계약서 약관에 ‘동일한 금액의 면책금’ 청구 조항이 있는지, 예약 취소나 중도 해지 시 환급 규정은 어떠한지 확인하고 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자기차량손해보험’에 가입하라”고 당부했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렌터카 여행 시 타이어 상태, 브레이크, 와이퍼 등 차량의 기본적인 정비 상태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하며, 연식이 3년 미만인 차량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사진=AJ렌터카 제공

▣ 해외 렌터카 여행

▲ 해외여행 시 한국인이 많이 찾는 렌터카 브랜드는?

한국인들이 해외여행 시 가장 많이 선택하는 렌터카 업체는 허츠(Hertz)와 알라모(Alamo) 등이다. 이 가운데 허츠는 전 세계 150여 개국의 1만여 개의 영업소와 55만여 대의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영업소가 방대하다 보니 다른 지역으로 차량을 반환하기가 용이하다. 해외 렌터카 업체 중 유일하게 한국 지사가 존재하는 브랜드여서 고객 상담 서비스가 타 업체들에 비해 매끄럽게 이루어진다는 점도 장점이다. 이 업체는 또한 출고 후 1년 미만의 차량 대여를 원칙으로 하며, 한국어 통역이 지원되는 24시간 긴급 출동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알라모는 대형 렌터카 그룹인 엔터프라이즈 홀딩스의 자회사로 전 세계 8,600개 지점과 150만대의 차량을 보유하고 있다. 알라모 렌터카 한국 사무소를 통해 예약 시 현지 대비 최대 40%까지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가능하다. 요금 현지 지불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예약 취소 시 취소료나 예약 변경 수수료 부담이 없고, 평균 연식 1년 미만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허츠와 알라모 외에 달러나 내셔널, 버젯, 유럽카도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렌터카 브랜드다. 이들 업체는 모두 한국어 예약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 해외 렌터카는 어떻게 빌리고 반납하나

해외에서 운전을 하려면 먼저 전국 운전면허시험장이나 경찰서에서 국제운전면허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국제운전면허증은 외국에 체류하면서 해당 국가의 운전면허증을 받지 않고 1년 이내 범위에서 운전할 수 있는 증명서다. 발급 절차는 의외로 간단한데, 여권용 사진 1장과 운전면허증, 여권, 수수료 7,000원을 내고 신청하면 당일 수령이 가능하다. 또 국제운전면허증 외에 여권과 한국 운전면허증도 준비해 두어야 한다.

렌터카 예약은 알라모, 허츠 등 업체의 웹사이트를 통해 24시간 가능하다. 다양한 렌터카 업체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해외 가격 비교 사이트에서 예약하는 방법도 있으나, 여행작가 이화득씨는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종종 렌터카 보험이 허술하게 적용되는 경우가 있어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약 시 브랜드가 아닌 소형, 중형, 대형, 밴, SUV, 스포츠카, 럭셔리 등을 기준으로 차량 선택이 가능하다. 임차 비용은 차가 작고 대여 기간이 길수록 저렴하다.

예약 후 한국을 떠나 현지에 도착하면 렌터카 업체를 찾아가 카운터에 예약번호, 국내·해외 운전면허증, 여권을 제시하고 신용카드로 보증금을 예치한 후 임차 계약서에 서명하게 된다. 이렇게 렌터카를 이용한 후 차량 반납은 여행 종착지의 렌터카 업체에서 차 열쇠를 건네고 임차인 소유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해외 렌터카를 예약하면 현지에서 차를 빌리게 된다. 사진=허츠 제공

▲ 해외 렌터카 이용할 때 알아야 할 '팁'

전문가들은 해외 차량 대여 시 먼저 보험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차량 파손 및 도난 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자차보험’(Low Damage Waiver)이나 ‘대인·대물 책임보험'(Liablity Protection)은 필수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보험으로 꼽힌다. 작은 사고라도 나면 차 수리비에 영업 손실 비용까지 물어줘야 하므로 어마어마한 금액을 지출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두 보험의 경우 다수의 업체들이 임차에 기본적으로 포함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므로 상세히 확인해야 한다. 가입하면 최대 100만 달러까지 배상한도액이 확대되는 ‘대인·대물 추가 책임보험’(Liablity Insurance Supplement)과 ‘본인 책임액 면책프로그램'(Damage Deductible Waiver) 등도 고려해볼 만하다.

차량 연료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처음에 채워져 있던 만큼 가득 주유한 뒤 반납해야 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미리 평균 1탱크 값을 구입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반납하는 지점에서 추후 결제하는 경우에는 차량 반납 전 주유소를 찾아 부족한 연료를 채우는 것이 좋다. 반납 지점에서 연료를 리필할 경우에는 지점에서 대신 연료를 주유하는 수수료가 포함돼 시중가보다 높게 연료비가 책정되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국어가 제공되는 네비게이션이 없는 경우 스마트폰의 ‘구글맵’ 앱을 네비게이션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숙지하면 좋다. 다만 높은 데이터 이용료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미리 한국에서 ‘데이터 로밍 무제한’ 서비스를 적용해 가는 것을 권장한다.

▲ 일본 규슈·미국 하와이·독일 등이 추천 렌터카 여행지

일본 남쪽에 있는 규슈 지역은 렌터카 여행 입문지로 꼽힌다. 일본이 우리나라와 운전 방향이 반대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여행지인데다 통행량도 적고 고속도로도 잘 갖춰져 최근 이 지역으로 렌터카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고 있다. 하와이도 렌터카 여행 초심자들에 추천할 만한 여행지다. 도로가 잘 닦여 있고 우리나라와 교통 체계가 비슷해 전통적으로 렌터카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어서 온라인상에 다양한 정보들이 넘쳐난다. 알라모 렌터카 관계자는 하와이 와이키키에서 하나우마 베이로 향하는 해안 도로를 렌터카 여행지로 추천했다.

유럽 렌터카 여행지 중에서는 독일 지역을 추천할 만하다. 여행작가 이화득씨는 “유럽 렌터카 여행객의 1/3 정도가 독일을 찾는 것 같다”면서 “위치적으로 유럽의 가운데쯤 있어서 주변 국가들을 돌아보기에도 용이하고,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렌터카 비용이 저렴하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또 알프스 산악 지역을 또다른 유럽 내 렌터카 여행지로 추천했다. 그는 “알프스 지역을 기차로 가게 되면 계속 터널을 지나야 하기 때문에 좋은 경치를 놓치게 된다”면서 “렌터카를 타고 백두산보다 더 높은 산맥까지 올라보는 것과 기차를 타고 보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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