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 마르고도 '정상'으로 오해하는 여성의 자살 생각은 2.25배

한국경제TV 자료화면 캡처.
[데일리한국 이서진 기자] 실제와 달리 자신이 더 뚱뚱하다거나 더 말랐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살에 관한 생각을 떠올리는 횟수가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팀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남·녀 3만3천704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체중미달(BMI 18.5 미만), 표준(18.5 이상~25 미만), 과체중(25 이상)으로 나눴으며, 자기 체형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따라 마름, 보통, 뚱뚱함으로 분류했다.

이후 자신을 '보통' 체형으로 생각하는 '표준' 체형 여성을 기준으로 최근 1년 사이 자살과 관련된 생각을 떠올린 사람 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여성은 본인의 체형을 현실과 다르게 인식할수록 자살 생각을 더 자주 떠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중 미달이지만 본인이 '보통 체형'이라고 생각하는 여성, 즉 자신이 평범하다고 오인하는 마른 여성이 자살을 떠올린 비율은 보통 여성들의 2.25배나 높았다.

표준 체중인데도 자신이 실제보다 더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여성은 평범한 여성보다 1.34배(이하 95% 신뢰 수준) 더 자주 자살과 관련된 생각을 하고 있었다. 실제로는 표준 체중이면서 스스로가 더 말랐다고 평가하는 여성도 평범한 여성보다 1.34배나 더 자살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자살을 떠올리는 빈도는 자신이 생각하는 스스로의 체형에 따라 달라진 것과 다르게 남성은 체형과 자살을 떠올리는 횟수에 연관이 없었다. 여성은 전체의 20.3%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었고, 남성은 11%만이 극단적인 생각을 떠올렸다고 답했다.

연세대 예방의학교실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체형 자체보다 자신의 체형을 얼마나 왜곡되게 인식하는지가 정신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는 점을 알게 됐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자살 생각이 바로 자살 시도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자살을 강력하게 경고하는 증상"이라며 "정상 체중인데도 자기 체형을 왜곡되게 인식하는 경우 정신과적 상담을 통해 정신 건강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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