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패션 대결 ⑪ 캐주얼 웨어]

새봄에 자연스러운 스타일의 스웨트 셔츠, 스타디움 점퍼 등 인기

간절기엔 패딩 베스트·퀼팅 재킷 등 '따뜻하고 가벼운 의류' 무난

고급 캐주얼, 국내 시장 포화 및 SPA 저가 공세 등으로 어려움

3월, 봄은 패션업계의 시작을 알리는 계절이다.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 규모는 37조1,904억원으로 추산되며 여성복, 남성복, 캐쥬얼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사진=빈폴 제공
[데일리한국 장원수 기자] 올해 대학생이 된 정예원(19·여)씨는 아침에 옷장 문을 열 때마다 한숨을 쉰다. 고등학생 때에는 교복만 입고 학교에 가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매일 아침 ‘뭘 입고 학교에 가야 할까?’ 하고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 어른스럽게 보이고 싶은 마음에 어색한 스타일링을 하거나 투머치(too much) 코디를 하면 촌스러워 보이고, 그렇다고 너무 튀게 입으면 남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새봄을 맞이하는 요즘, 이제 옷장 정리를 하고 산뜻한 봄옷을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주중에는 출근하고, 주말에는 나들이 나가는 직장인에게 시즌에 어울리는 옷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는 대학 새내기나 새 학기를 다니는 대학생들에게도 마찬가지다. 패셔너블한 대학생이 된다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최근 토종 캐주얼 의류 브랜드는 경기침체에 유니클로, 자라, H&A 등 해외 SPA의 공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인디안 제공

신입 사원과 대학 새내기들, "무슨 옷 입지?" 고민의 계절

새 출발을 하는 신입 사원들과 대학 새내기들의 캐주얼복은 신선하고 단정한 첫인상을 주는 게 좋다. 교복을 벗고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새내기라면 스타일리시한 캐주얼룩으로 한껏 멈을 내는 것도 좋다. 특히 귀여우면서도 포근한 베이지룩이 이 시기에는 ‘딱’이다. 하의로는 청치마나 청바지를 입되, 촌스러운 느낌을 피한 유니크한 디자인을 택하는 것이 적절하다. 단추나 마감 라인에 신경을 쓴 디자인을 추천하며, 청치마 대신 모직 소재 플레어 스커트를 입어도 잘 어울린다.

신입 사원에게는 세려된 도시 감성의 비즈니스 캐주얼룩이 인기다. 예전에는 타이-셔츠-재킷으로 이어지는 클래식한 슈트만 갖춰 입으면 됐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센스가 가미돼야 ‘옷 잘 입는’ 신입 사원이 된다. 직장인의 머스트 해브 아이템인 셔츠는 쉽게 연출이 가능하지만 자칫 밋밋하고 지루해 보일 수 있다. 이럴 때는 감각적인 패턴이나 독특한 색상의 셔츠를 선택하면 유행에 어울리는 오피스룩으로 연출할 수 있다. 너무 평범한 기본 스타일이 지겹다면 때론 과감한 색상으로 포인트를 주어 감각적인 비즈니스 캐주얼룩을 시도하는 것도 좋다.

올해도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놈코어(normcore·평범함 추구) 패션과 스포티즘 열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스웨트 셔츠, 스타디움 점퍼 등 스포티한 감성을 지닌 활동적인 패션이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된다. 스웨트 셔츠는 편안하고 자연스런 멋으로 매 시즌 꾸준히 팔리는 아이템으로 손꼽히며 많은 패션 리더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의류이다. 여기에 다양한 문자 도안으로 포인트를 준 레터링 스웨트 셔츠는 트렌디한 감각을 더해 올 봄 놈코어룩으로 스타일링 하고픈 사람들에게 인기가 높다.

캐주얼 의류 브랜드 행텐 관계자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놈코어룩의 인기가 계속되면서 심플한 디자인의 패션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레터링이 더해진 캘리 스웨트 셔츠에 데님팬츠, 맥코트 등을 조화시키면 시크하면서도 캐주얼룩한 매력을 연출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반짝임이 있는 메탈릭 패션이 떠오르고 있는데 이를 반영한 스타디움 재킷과 하이탑 스니커즈는 캐주얼룩과 함께 연출해 트랜디함이 돋보이는 스프링룩을 연출할 수 있다. 특히 스타디움 점퍼는 기온이 낮아지는 저녁이나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봄날 꽃샘추위도 거뜬히 막아주는 간절기 의류로 적합하다.

MLB 마케팅팀 김수한 과장은 “스포티즘 열풍을 타고 패셔너블한 스트리트룩이 인기”라며 “감각적인 디자인과 컬러가 돋보이는 스웨트 셔츠와 스타디움 점퍼 등 몇 가지의 패션 아이템만 제대로 활용한다면 이번 시즌 누구보다 트랜디한 스프링룩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간절기에는 패딩이나 재킷이 유용하다. 아침저녁으로 싸늘한 날씨에 매치해 보온성과 패셔너블함을 살릴 수 있다. 사진=올젠 제공

새봄 간절기 캐주얼의 공통점은? 패딩 베스트·퀼팅 재킷 등 '따뜻하고 가벼워'

새봄을 맞아 어떤 패션을 해야 할까? 정장을 입을 때는 코트를 걸치는 식으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지만 캐주얼복을 입을 때는 사정이 달라진다. 봄옷을 사고 싶은 마음이야 간절하지만 실상 3월까진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다 보니 선뜻 옷 사기가 고민이 되는 시점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따뜻하면서도 가벼운 느낌의 옷을 고르면 간절기 패션으로 무난하다.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고 낮에는 따뜻한 기온이 감도는 요즘 날씨. 이에 가장 적합한 아이템은 바로 패딩 베스트(조끼)다. 다만 색상을 옐로, 블루, 그레이 등 밝은 계열로 선택해 봄과 어울리는 산뜻한 분위기를 더하는 것이 좋다. 여기에 봄, 가을에 단품으로 매치하기 좋은 재킷이나 니트 카디건, 후드 집업을 매치해 보온성과 패셔너블함을 살리도록 한다. 비교적 따뜻한 낮에는 둘 중 하나만 벗어도 되니 여러모로 스타일링이 용이하다. 이너웨어(속옷)로는 경쾌한 패턴 티셔츠를, 하의로는 활동적인 데님 진을 선택하면 전체적인 룩에 편안함까지 더할 수 있으니 봄 느낌이 물씬 나는 간절기 패션이 완성된다.

패딩 베스트 못지않게 간절기 시즌에 잘 어울리는 아이템으로 뭐가 있을까? 그건 두말할 것도 없이 바로 퀼팅 재킷이다. 포멀한 재킷 디자인에 패딩처럼 충전재를 더해 보온성을 살린 퀼팅 재킷은 춥다가도 따뜻해지는 변덕스러운 간절기 날씨에 별다른 레이어드 없이 단품으로 매치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정장 바지나 청바지에 매치해도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것이 퀼팅 재킷의 장점이다. 퀼팅 재킷의 보온성에 좀 더 따뜻한 느낌을 더하고자 한다면 트렌디한 파스텔 컬러의 봄 스웨터를 이너웨어로 함께 매치하도록 한다. 또는 클래식한 체크 셔츠를 함께 입으면 멋있게 스타일링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 캐주얼 의류 시장… 패션 브랜드의 흥망성쇠

국내에 소개됐던 캐주얼복 브랜드를 보면 패션의 흥망성쇠를 알 수 있다. 숱한 브랜드들이 론칭했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브랜드는 금방 도태됐다. 캐주얼의 본격적인 시작은 1980년대 교복 자율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죠다쉬’, ‘핀토스’, ‘뱅뱅’ 등 진 캐주얼이 인기를 끈 뒤 1990년대 초 헌트, 언더우드 등 면바지, 면셔츠로 대표되는 ‘대학생 스타일’이 대세를 이어갔다. 이어 ‘인터크루’, ‘퀵실버’ 등 스포츠캐주얼 브랜드와 ‘게스’, ‘겟 유즈드’ 같은 진캐주얼이 신세대 패션 대표 브랜드로 떠올랐다.

1990년대 중반에는 ‘스톰’이 ‘블랙 앤드 화이트 쫄티’로 몸 라인을 강조하거나 ‘보이 런던’, ‘유나이티드 워커스’, ‘닥터 마틴’ 등 펑퍼짐한 힙합 패션이 동시에 각광받았다. 2000년대에는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등장했다. 외국 브랜드들은 ‘라이선스’(브랜드 판권만 지불하고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진출해 ‘갭’, ‘바나나 리퍼블릭’, 그리고 일본의 ‘유니클로’가 국내에 매장을 차리기 시작했다. 물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브랜드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최근에는 연령층에 구애받지 않는 쿨한 감성을 추구하는 캐주얼 브랜드가 인기를 끌고 있다. 셔츠와 트랜치, 맥코트 또는 스웨트 셔츠를 매치하면 캐주얼룩을 완성할 수 있다. 사진=HUM 제공

고급 캐주얼인 빈폴·폴로·라코스테·헤지스·타미힐피거 등 생존 경쟁

현재는 고급 캐주얼 브랜드와 중저가 캐주얼 브랜드로 나뉘어 각자의 영역에서 치열한 생존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고급 캐주얼 브랜드는 빈폴, 폴로, 라코스테, 헤지스, 타미힐피거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최근에는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과 중저가 의류 브랜드(SPA 브랜드 등) 시장의 확대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빈폴은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했던 1989년 제일모직 패션 부문에서 출시하여 트래디셔널 캐주얼(전통 스타일에 기초한 고품질 캐주얼)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론칭 이후 해외 브랜드와의 치열한 각축 속에서 빈폴은 대한민국 대표 의류 상품으로 당당히 성장해 ‘국민 브랜드’, ‘한국 패션의 자존심’ 등으로 불리며, 여전히 한국 패션 발전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빈폴은 본격적인 브랜드 가치 경영 시대를 열었던 최초의 브랜드로 끊임없는 투자와 R&D(연구개발)를 지속했다. 우선 최고의 품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빈폴 전담 라인을 만드는가 하면 소재와 염료를 조금씩 달리하면서 땀에 강한 제품을 개발해냈다. 또한 빈폴만의 디자인 힘을 키우기 위해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들을 조사하고, 빈폴의 대표적인 패턴인 ‘체크 무늬’를 개발했다. 빈폴은 2013년부터 급성장하면서 연매출, 매장수, 소비자만족도 등에서 트래디셔널 캐주얼 시장의 절대 강자인 폴로(폴로랄프로렌)를 제치고 선두 자리에 올랐다. 현재 캐주얼 의류에서 매출 1위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으며, 매장은 전국적으로 440여개에 달한다.

2004년 뒤늦게 캐주얼복 시장에 뛰어든 헤지스(LF)는 당시 ‘굿바이 폴’이라는 광고로 경쟁 브랜드인 ‘빈폴’과 ‘폴로’를 싸잡아 깔아뭉개는 전략을 펼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카피의 ‘폴’은 빈폴과 폴로의 ‘폴’에서 따와 ‘굿바이 폴’은 폴로와 빈폴에 굿바이하고 헤지스를 입으라는 뜻이었다. 이후 헤지스는 LG패션의 유통망에 힘입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중국과 일본 등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데 2007년 말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매년 두 자리 수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듭하며 진출 7년 만에 170여개 매장을 확보했다.

인디안(세정)은 실용성을 추구하는 남성 타운 캐주얼 브랜드다. 세정그룹과 41년을 함께 했으니 세정의 대표 브랜드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전국 390여개의 웰메이드 매장에 모두 입점해 있다. 타운, 골프, 블루 세 가지 라인으로 구성되어 시즌별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어울리는 패션, 멋과 기능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타운 라인은 기존의 베이직한 남성 캐주얼에 TD(트래디셔널) 캐주얼의 감성과 계절에 맞는 생동감 있는 색상을 접목해 심플하면서도 트렌디한 제품들로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 골프 라인은 남성 캐주얼에 골프 브랜드 분위기를 더해, 스포티하고 다양한 색상이 가미된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 기능성 소재 등으로 활동성을 높인 디자인과 생생한 색감 등이 특징이며 일상에서나 필드에서 두루 입을 수 있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블루 라인은 캐릭터 캐주얼을 기반으로 도시적이고 세련된 스타일의 비즈니스 착장을 제안하며 보다 젊고 감각적인 모양을 선보인다.

세정에서 전개하는 브리티시 TD 캐주얼 브랜드 ‘헤리토리’는 2012년에 2월 첫 선을 보였다. 영국 전통을 기반으로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유행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트래디셔널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시한 2535세대 젊은 남성이 주요 타깃으로 현재 헤리토리 공식 페이스북 팬이 5만9,000명에 이를 만큼 온·오프라인을 통해 활발한 소통을 해나가고 있다. 현재 백화점 및 쇼핑몰과 세정의 라이프스타일 패션 전문점 웰메이드 200여곳에 입점해 있다.

유니온베이는 신성통상이 1990년부터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해오고 있으며 미국 S.P.I사에서 생산하는 영 스포츠 캐주얼 감각의 제품으로 젊은이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심플하고 베이직한 캐주얼에 디테일을 살린 아메리칸 캐주얼웨어로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색상과 활동적인 실루엣이 돋보인다. 모든 연령대의 패밀리 브랜드로 가격에 비교적 민감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이들이 주요 타깃이다.

행텐(브랜디드라이프스타일코리아)은 1960년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시작해 50년을 넘는 깊은 역사를 지닌 브랜드다. 특히 행텐의 심볼 ‘발바닥’은 20~30대 사이에서 누구나 알고 있을 만큼 국내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베이직한 감성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재해석을 통해 합리적 가치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로서 20~30대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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