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와의 악수 조심해야
항생제 내성세균 많은 병원 주의… 미국, 매년 7만5000명 숨져
환자와 신체접촉 줄이는 게 최선

사진=유투브 캡처
이제부터는 병문안 시 악수를 자제해야겠다. 환자를 위로하기 위해 악수를 하다 자신이 위로받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를 보면 병원에 입원한 환자 100명 중 4명꼴로 의료 종사자들의 손을 통해 옮겨진 세균에 감염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해마다 7만 5,000명이 숨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정석훈 교수는 이와 관련, "항생제 내성 세균이 많은 병원에서는 의료진이 손을 통해 이루어지는 신체 접촉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며 "의료진이 진료 후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옆 환자를 만지면 세균을 고스란히 옮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진료 행위 도중뿐 아니라 병문안 시에도 세균 전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병문안을 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위험할 수 있는 행동"이라며 "병원에서 환자를 만나 악수한 뒤 귀가하면 집에 세균을 그대로 묻히고 가 가족에게 옮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염되는 세균 수를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인사법 중 악수는 신체 접촉 시간이 길고 접촉면도 넓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

이와 관련, 미국 의학협회저널(JAMA)은 병원 등 의료기관에서 악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권고안을 낸 데 맞춰 '악수의 심각성'을 보여주기 위한 흥미로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위생장갑을 세균이 가득한 용기에 담근 뒤 말렸다가 이 장갑을 낀 채 악수, 하이파이브, 주먹치기를 각각 실시, 세균을 옮기는 정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오바마 대통령이 각종 행사 때마다 흔히 행하는 주먹치기는 우리나라의 보편적인 인사법인 악수보다 세균 전염 정도가 20분의 1 수준으로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 경기 중 자주 볼 수 있는 하이파이브도 악수보다 세균을 옮길 가능성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실험을 진행한 영국 에버리스트위스대학의 데이비드 위트워스 박사는 "주먹치기가 상대적으로 위생적인 이유는 주먹을 서로 맞부딪치는 과정에서 접촉면과 시간이 악수 등 다른 인사법에 비해 크게 적기 때문"이라면서 "세균 감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 등과 만날 때 최대한 신체 접촉 범위를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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