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컨택트 전환에 반도체 수요 감소 영향

지난해 하반기 팹리스 고성장 따른 역기저효과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올 하반기 상위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들의 성장세가 둔화될 전망이다. 언택트(비대면) 열풍이 수그러드는 것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상위 10개 팹리스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0.8% 증가했다. 특히 이 기간 대만의 미디어텍과 미국 AMD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98.8%, 99.3% 늘었다.

올해 하반기 팹리스 톱10의 고성장세가 소폭 꺾이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 호황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지난해는 코로나19발(發) 언택트 효과로 퀄컴, 엔비디아, 미디어텍, AMD 등의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트렌드포스는 올 3분기에도 반도체 쇼티지(공급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 반도체의 경우 수요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컨택트(대면) 전환으로 인해 노트북, TV 등의 수요가 줄어든 점이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팹리스 톱10의 매출은 올 상반기까지 고성장세를 유지했다. 퀄컴은 올해 2분기 64억72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보다 70% 증가했다. 5G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높은 수요가 관련 반도체 공급 확대로 이어졌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의 매출은 58억4300만달러로 전년보다 68.8% 늘었다. 특히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용 그래픽카드 공급이 크게 확대됐다. 이 기간 엔비디아의 게임용 그래픽카드 매출만 놓고 보면 전년보다 91.1% 증가했다.

올해 2분기 팹리스 상위 10개 기업의 매출. 사진=트렌드포스 제공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 사업이 주력인 AMD의 실적 역시 크게 향상됐다. 이 기간 38억5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려 100% 가까운 성장세를 시현했다. 이와 관련해 트렌드포스는 게임 콘솔 시장의 호황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고 풀이했다.

올해 2분기 팹리스 가운데 매출이 가장 높은 기업은 △퀄컴 △엔비디아 △브로드컴 △미디어텍 △AMD △노바텍(Novatek) △마벨 △자일링스 △리얼텍 △다이얼로그 순이다. 이 기간 팹리스 톱10 매출의 합은 약 298억달러로 전년보다 60.8%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당분간은 반도체 쇼티지가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일부 팹리스의 경우 고객사 주문이 아직 밀려있는 상황으로,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들 기업은 올 하반기에도 성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