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SOC와 손잡고 올해말 혹은 내년초 5G칩 출시 계획

오포·샤오미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세 이용, 칩 자급률 확대

샤오미의 '레드미노트10 프로'. 사진=샤오미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인 오포와 샤오미가 퀄컴 칩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계획이다.

9일 외신에 따르면 오포와 샤오미는 현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인 유니SOC와 손잡고 자체 5G칩을 개발한다. 5G 이동통신을 지원하는 모뎀칩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통합한 원칩을 만들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SOC는 화웨이의 자회사 하이실리콘이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으면서 중국 반도체 굴기의 첨병으로 떠오른 기업이다. 지난해 하이실리콘의 기술 인력이 이 회사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오포와 샤오미는 유니SOC와 함께 저주파대역(서브-6, Sub-6)을 지원하는 5G칩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제품은 올해말 혹은 내년초에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하이실리콘이 미국의 제재로 힘을 못쓰게 되자 오포와 샤오미를 통해 칩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오포와 샤오미는 미국의 퀄컴과 대만의 미디어텍 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오포와 샤오미는 화웨이의 빈자리를 틈타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파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샤오미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3%로 3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오포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4위에 올랐다.

특히 오포는 2019년부터 자체 AP 개발에 착수해온 기업이다. 지난해는 퀄컴, 하이실리콘, 미디어텍, 유니SOC 등에서 개발자 다수를 영입해 AP 개발팀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니SOC 홈페이지 캡처
지난해 관련 내용을 보도한 중국 매체 기즈차이나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성과를 내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많은 돈이 불필요하게 나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니SOC와 함께 칩 개발에 나서는 샤오미도 오포와 동일한 목적을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5G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5G 통합칩 개발을 위해 유니SOC와 손잡는 방식을 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샤오미는 일찍이 독자 AP 개발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샤오미는 2017년 자체 개발한 AP인 '서지(Surge) S1'과 함께 이 칩이 들어간 스마트폰 '미 5C'를 공개했다. 하지만 이후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퀄컴과 미디어텍 칩에 의존해왔다.

오포와 샤오미 저가폰의 흥행은 미디어텍의 AP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미디어텍의 AP 점유율은 27.2%로 최초로 1위를 차지했다(출하량 기준). 2위로 밀려난 퀄컴의 점유율은 25%였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들 기업이 퀄컴이나 삼성전자만큼의 고성능 AP를 내놓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면서도 "중국에서 화웨이를 대체하기 위한 힘의 이동이 빨라지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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