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LCD 라인 일부 1분기 내 운영 종료

LG디스플레이 내년 대형 LCD 사업 지속 가능성 커져

LCD 가격 상승에 삼성전자·LG전자 中패널 구입 부담

경기 파주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파주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때아닌 액정표시장치(LCD) 시장 호황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사업 철수 시기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LCD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패널의 조달경로를 넓히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패널을 생산하는 충남 탕정의 L8 라인을 올해까지 연장 운영할 계획이다. LCD 관련 탕정의 L7 라인은 올해 1분기 내로 셧다운한다. L8 라인에선 4월부터 월 10만장 규모의 LCD 패널이 양산된다.

당초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까지만 LCD 라인을 가동한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요청에 따라 일부 라인을 연장 운영하기로 했다. LCD 사업을 내년에도 지속할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LCD로 미니LED TV인 '네오 QLED'와 같은 주력 제품의 제조원가를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LCD 가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중화권 기업의 패널을 쓸 경우 완성품의 가격경쟁력 및 마진이 낮아지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기업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LCD 패널의 가격이 갑자기 오르면서 삼성이 당초 계획한 수급 방향성에 변화가 생겼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가 원하는 패널가격을 맞추기 위해 당분간 LCD를 공급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LG디스플레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LG전자는 LCD TV인 '나노셀'과 최근 공개한 미니LED TV인 'QNED'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로부터 관련 패널을 받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파주의 P7, P8 라인에서 각각 월 10만장 수준의 LCD 패널을 양산하고 있다. 이에 대한 셧다운 계획은 내년으로 미뤄진 상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업황에 따른 유동성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보다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LG디스플레이가 내년에도 TV용 LCD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LCD 패널가격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7개 분기만에 흑자전환했다, 업계에선 올해 2분기부터 LCD 가격의 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으나 과거 수준으로 급격히 하락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판단한다.

복수의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도 LCD 라인을 가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LCD 시황에 따라 캐파(생산능력)에만 변화를 주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연내 LCD 사업을 중단할지 여부는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면서도 "삼성의 경우 퀀텀닷(QD) 디스플레이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만큼 LG보다 먼저 철수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