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최선의 선택 해야할 시점"…스마트폰 사업 철수 검토 인정

'초콜릿폰' '샤인폰' 등 2000년대 풍미…車전장 등 신사업 집중 결단

LG전자의 CEO인 권봉석 사장.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20일 최근 철수설이 제기된 모바일 사업에 대해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의 CEO인 권봉석 사장은 이날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과 관련해 본부 구성원에게 이메일을 통해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2분기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MC사업본부는 2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스마트폰 개발에 힘을 쏟는 것보다는 미래 성장동력을 위한 효율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말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조직개편을 통해 MC연구소 산하 MC선행연구담당, MC품질공정 담당 등을 본부 내 유사 조직으로 이관했다. 주문자개발생산방식(ODM) 사업을 맡고 있는 'BTD사업실'은 'ODM담당'으로 격상했다.

앞서 업계에선 올해 LG전자 스마트폰의 ODM 비중이 70% 이상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지난해에는 이미 60%를 넘겨, 스마트폰 개발의 동력을 잃었다. 사업을 곧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LG전자 측은 "글로벌 시장에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등 미래성장 동력에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12월 캐나다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와 1조원 규모 전기차 부품 사업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한때 트렌디한 휴대폰으로 세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초콜릿폰', '샤인폰', '프라다폰' 등을 히트시켰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 삼성전자의 '갤럭시S' 등 스마트폰이 출시된 뒤에도 모바일 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것이 패착이었다. 피처폰의 마케팅을 강화한 결과 2010년 이후 들어 LG전자 모바일 사업 실적은 급속히 악화되기 시작했다.

LG전자 롤러블폰의 티저 영상. 사진=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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