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냅드래곤690 5G·750G 등 출시해 칩셋 스펙·가격 다양화

5G 스마트폰 가격 빠르게 하락, 삼성전자·미디어텍 등 견제

사진=퀄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퀄컴이 5G 스마트폰용 칩셋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있다. 다양한 스마트폰 가격대에 맞춘 5G칩으로 경쟁사들의 진입 틈새를 좁히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퀄컴은 최근 5G를 지원하는 모바일용 칩셋인 '스냅드래곤 750G'를 출시했다. 미드엔드급과 하이엔드급 사이의 스마트폰 시장을 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CPU(중앙처리장치)와 5G 모뎀인 '스냅드래곤 X52', RF시스템 등이 하나로 통합된 솔루션이다. '스냅드래곤 730G'와 비교해 최대 20%의 성능 향상이 이뤄졌다. 최근 퀄컴, 하이실리콘 등 반도체 기업이 출시하는 5G 지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CPU·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 모뎀칩이 통합된 원칩 구조로 자리잡았다.

퀄컴은 최근 5G를 지원하는 모바일용 AP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는 모양새다. 최근엔 스냅드래곤 600시리즈에서도 5G 칩셋인 '스냅드래곤 690 5G'를 출시했다. 퀄컴이 현재까지 내놓은 5G 칩셋 가운데 가장 로우엔드 제품이다.

'스냅드래곤 675'와 비교해 CPU 성능은 20%, GPU 성능은 60% 각각 향상됐다. 비보, 샤오미 등 중국의 대표적인 중저가폰 제조사를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냅드래곤700 시리즈에선 '스냅드래곤 765 5G', '스냅드래곤 765G 5G', '스냅드래곤 750G 5G' 등 다양한 제품이 5G를 지원한다. 가장 하이엔드 영역인 800시리즈에선 '스냅드래곤 865 5G' 등의 라인업을 갖췄다.

퀄컴이 5G 칩셋의 라인업을 저가폰 영역까지 확대하는 것은 점유율 방어와 함께 전세계 5G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올해 예상되는 전세계 5G폰 출하량은 2억7800만대 규모로 지난해와 비교해 62% 성장할 전망이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가격도 빠르게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캐널리스는 내년 유럽의 5G폰 평균판매가격(ASP)이 765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AP 영역에서 퀄컴의 입지는 예전만 못하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미국 기업 퀄컴에 부메랑이 돼 타격을 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퀄컴의 AP 점유율은 29%로 전년 동기대비 약 3%포인트(p) 감소했다. 대신 미디어텍, 하이실리콘 등 중화권 업체 점유율은 늘었다.

이 기간 대만 미디어텍의 AP 점유율은 26%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p 올랐다. 중국 화웨이의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의 올해 2분기 점유율은 16%로 전년 대비 4%p 상승했다.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로 퀄컴 칩을 쓰지 못하게 되면서 하이실리콘의 칩 채택을 늘린 것이 주요 원인이다. 화웨이 중저가 스마트폰에 들어가던 미디어텍의 물량도 덩달아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닐 샤(Neil Shah) 카운터포인트리서치 부사장은 "미국의 제재 후 하이실리콘의 AP 수요가 증가했다"며 "특히 가장 큰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의 수요 증가로 화웨이 제품에 사용되는 퀄컴의 비중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분기 3%까지 내려갔다"고 분석했다.

올해 2분기 AP 제조사들의 시장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 제공
퀄컴은 미국이 화웨이 뿐 아니라 SMIC에까지 수출제한에 나섬에 따라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최근 중국의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SMIC를 블랙리스트(거래제한 기업 명단)에 올렸다. 파운드리는 팹리스의 주문을 받아 반도체를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퀄컴은 SMIC의 28나노, 14나노 공정 등을 이용해 모바일용 AP 등을 생산해왔다.

SMIC는 퀄컴의 3대 고객사 중 하나로, 매출의 약 13%가 퀄컴에 의존한다. SMIC가 미국의 제재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퀄컴은 더 이상 이 기업과 거래를 지속하기 어렵게 됐다. 새로운 기업과 협력관계를 재구축해야한다.

외신에 따르면 퀄컴의 고위관계자들은 최근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대만의 TSMC, UMC 등 대체 거래선이 될만한 기업을 직접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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