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 폴드 보급형 버전 내년 출시, 개발 끝내고 출시시기 조율

갤럭시노트 시리즈 판매량 넘볼듯…'갤S20 FE’ 등 파생제품 확산

'갤럭시Z 폴드2'와 '갤럭시Z 플립 5G'.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가 흥행이 보증된 플래그십(최상급) 스마트폰을 파생형으로 쪼개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 성능의 상향평준화 추세 속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략에도 변화가 생긴 것으로 분석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Z 폴드의 파생형 제품인 '갤럭시Z 폴드 라이트'(가칭)를 출시한다. 당초 올해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하반기 내놓는 고사양 제품이 많아 카니발라이제이션(내부 잠식)을 우려했다.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저장장치 등의 스펙을 다운그레이드해 가격을 크게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갤럭시Z 폴드2', '갤럭시Z 플립' 등에 채용된 초박막강화유리(UTG) 대신 투명폴리이미드(CPI) 필름을 커버윈도 소재로 쓰는데 무게가 실린다.

CPI는 지난해 갤럭시폴드에 채택됐던 소재다. CPI는 제조원가를 낮출 수 있는 이점 뿐 아니라 생산 유연성 측면에서 UTG보다 유리하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UTG는 낮은 수율과 생산시설 특성상 주문이 몰리는 상황에 대응하기 어렵다"면서 "유리원판을 공급하는 독일기업 쇼트의 공급 물량 또한 한정돼있어 관련 폴더블폰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내년 갤럭시폴드Z 라이트의 출고가를 100만원대로 정할 경우 폴더블폰 판매량 측면에서 큰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내년 삼성전자, 화웨이, 모토로라 등에 공급되는 전세계 폴더블 패널 출하량을 1200만대 수준으로 전망한다.

내년에도 삼성이 폴더블폰 시장에서 독주할 경우 갤럭시Z 시리즈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버금가는 출하량의 플래그십폰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진다.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연간 1000만대 수준으로 판매돼왔다. 삼성전자는 내년 3종의 폴더블폰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미 갤럭시폴드Z 라이트의 개발을 끝낸 것으로 안다"며 "당초 연내 출시 계획이었으나 하반기 자사 제품끼리의 경쟁을 우려해 내년으로 미뤄졌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FE'.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플래그십폰의 파생형 제품을 최근 잇따라 내놓는 것은 줄어들고 있는 플래그십폰의 출하량을 만회하기 위한 성격이 짙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세계 스마트폰의 상향평준화 추세로 삼성의 고가 플래그십폰 수익성은 예전만 못하다. 삼성 무선사업부가 출하량을 늘려 점유율을 확대하는 쪽에 무게를 더 싣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래그십폰의 보급형 모델은 일부 스펙만 변경되는 만큼 개발비용·기간 등도 절감되거나 단축된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10 라이트', '갤럭시노트10 라이트' 등 플래그십폰의 보급형 제품 다수를 시장에 투입했다. '갤럭시S20'의 후속으로 나오는 '갤럭시S20 FE(팬에디션)'는 다음달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에 상륙한다.

일각에선 갤럭시S20 FE의 올해 판매량이 500만대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갤럭시S20 시리즈의 흥행 부진을 상쇄하는 그림이 나올지 주목된다. 갤럭시S20은 지난해 나온 갤럭시S10과 비교해 판매량이 60~70%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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