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스마트폰향 패널 공급 줄어…갤럭시S20 부진 여파

애플 아이폰 등에 플렉시블 OLED 공급량 늘리며 실적부진 우려 털어낼듯

지난 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 행사 현장.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스마트폰 제조사는 삼성전자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물량 또한 크게 뒷걸음칠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시장조사업체 유비리서치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진행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및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갤럭시S20'의 올해 출하량 전망치를 2500만대로 제시했다. 이는 연초 전망했던 3500만대 규모에서 1000만대가 조정된 수치다.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갤럭시노트 시리즈에도 코로나19발(發) 악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갤럭시노트10은 총 12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나올 갤럭시노트20 시리즈는 1000만대 가량 판매에 그칠 수 있다는 게 유비리서치의 예상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최근에는 갤럭시S20 판매 전망치를 2000만대로 제시하는 곳도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악영향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스마트폰 제조사는 바로 삼성전자"라고 진단했다.

연쇄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공급량 또한 뒷걸음이 불가피하다.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는 5250만대였으나 올해는 3850만대에 그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납품 규모도 눈에 띄게 줄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기간 삼성전자에 2120만대의 플렉시블 OLED를 공급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상반기 2980만대에서 40.6%가 감소한 수치다.

16일 서울 코엑스에서 진행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및 산업전망 세미나'에서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가 '코로나19에 의한 OLED 시장 변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언한 기자
이 기간 리지드(rigid·경성) OLED 공급량 또한 전년 대비 36.5%가 줄었다. 상반기 코로나19 확산으로 전세계 소비심리가 움츠러든 것과 함께 스마트폰 공장 일시 가동중단 및 유통매장 폐쇄가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유비리서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삼성전자향 공급량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애플 아이폰 및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향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보다 양호한 실적을 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충훈 대표는 "올해 삼성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폰에 약 7000만개의 패널을 공급할 전망"이라며 "올해는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에 페널티를 지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하반기 나올 신형 아이폰 4종 모두에 플렉시블 OLED를 넣는다. LG디스플레이는 신형 아이폰에 1800만개 가량의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도 OLED 패널을 최근 적극 채택하는 추세다. 특히 패널 공급사 입장에서 리지드 OLED보다 수익성이 좋은 플렉시블 OLED 채용이 늘어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향 플렉시블 OLED 공급량은 지난해 상반기 310만대에서 올해 상반기 1140만대로 267.7% 급증했다. 대신 올해 같은 기간 리지드 OLED 공급량은 20% 이상 줄었다. 중국 제조사가 중간 가격대 제품에도 플렉시블 OLED 채택을 선호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이 대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향 플렉시블 OLED 공급량이 크게 늘었다"며 "올해 상반기 출시된 중국의 스마트폰만 봐도 10% 이상이 OLED를 채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2022년경이 되면 액정표시장치(LCD)는 (스마트폰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OLED 고객사 중 코로나19로 출하량에 악영향을 받는 곳은 삼성전자가 유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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