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 사이니지 수요 정체 진입

올해 디지털사이니지 시장 규모 전년比 20% 감소 전망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원 타임스 스퀘어' 전광판. 삼성전자의 초대형 사이니지가 설치됐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악영향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에까지 침투했다. 대규모 유통매장의 폐쇄, 대형 스포츠이벤트의 연기로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20% 역성장할 전망이다.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옥외 광고용 디스플레이를 말한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7년부터 매년 두자릿수씩 성장해온 유망분야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전세계 랜드마크에 초대형 사이니지를 넣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랜드마크에 설치된 사이니지는 상업적 효과 뿐 아니라 그 자체로 관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지난해 전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성장했다.

하지만 올해 2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직전분기 대비 수요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 코로나19는 아시아 지역을 넘어 북미와 유럽, 중남미 지역에까지 빠르게 퍼져나갔다. 대형 쇼핑몰 폐쇄, 공항 이용객 감소 등을 원인으로 사이니지 시장 또한 정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박경선 옴디아 이사는 "올해 2분기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북미·유럽 등의 지역에서 사이니지 설치 계약이 연기되거나 중단되는 사례가 있었다"며 "시장은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속도는 빠르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국내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에도 타격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글로벌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 1,2위 기업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삼성전자의 이 분야 점유율은 34.2%를 기록했다(수량 기준). LG전자와 일본의 NEC는 각각 14.5%, 5.8%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전자의 'LED 사이니지'(모델명: LSAA). 사진=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2분기 점유율 상승 가능성은 있지만 매출 기준에서 볼 때 하락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은 소비자가전(CE)부문 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가 맡고 있다. LG전자는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의 ID사업부에서 담당한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스크린 에브리웨어'라는 비전을 내놓고 기업간거래(B2B) 영역에까지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을 확대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사이니지 사업 영역을 하드웨어 판매에서 나아가 프로젝트 컨설팅과 유지보수 서비스 등 엔드투엔드(E2E) 솔루션으로 확대한다"고 하기도 했다.

사이니지에 주목하는 것은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지난 5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파르나스 호텔 앞에 초대형 LED 사이니지를 설치했다. 6월에는 스타디움 전용 LED 사이니지를 처음으로 국내 야구장에 공급했다.

이밖에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31층 '스카이킹덤' 천장,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엘리베이터 내부 벽과 천장 등에 LG전자의 OLED 사이니지가 들어갔다.

박 이사는 "올해는 도쿄올림픽과 유로 2020의 연기, 호텔과 공항 이용객 감소로 기업의 전광판 투자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키오스크에 사이니지 공급을 늘리는 등 전략 방향을 바꿨을 때 코로나19 악영향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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