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나노 진입 없이 GAA 공정 활용 3나노 공정 시작 가능성"

독자기술 선제 도입해 2021년 양산…파운드리 1위 TSMC 추격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가 4나노를 건너뛰고 3나노로 직행할 것이란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핀펫(FinFET) 공정의 마지막으로 5나노 칩을 양산한 뒤 GAA(Gate-All-Around) 기술을 이용해 3나노로 갈 것이란 예상이다.

3일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선단공정 로드맵을 수정하고 4나노 공정 없이 3나노로 직행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경쟁사인 TSMC가 5나노 공정 고객사 다수를 선점하자 앞선 기술로 판을 바꾸는 전략이다.

GAA는 게이트가 채널의 3면을 감싸고 있는 핀펫과 달리 채널의 4개면 모두를 감싸, 이를 통해 전류의 흐름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기존 GAA 트랜지스터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MBCFET(Multi Bridge Channel FET) 공정을 독자 개발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기술은 7나노 핀펫 공정과 비교해 칩 면적 45%, 소비전력은 약 50%를 줄일 수 있다.

핀펫과 GAA 등은 반도체 소자의 구조적 변화에 해당한다. 극자외선(EUV) 노광공정은 초미세회로를 그리는 공정상의 변화로 구분된다. 삼성전자는 5나노 공정까지 핀펫과 EUV를 활용해 차세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양산한다. '갤럭시노트20'에 들어갈 '엑시노스992'가 5나노로 양산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핀펫을 적용한 공정은 4나노가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2019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 관계자는 "5나노 EUV 공정 양산을 확대하고 4나노 공정 설계를 완성, 3나노 공정에서 GAA를 세계 최초로 적용할 것을 예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의 차이를 보여주는 그래픽. 사진=삼성전자 제공
하지만 보도가 사실이라면 삼성은 징검다리 역할을 할 4나노 과정 없이 3나노로 엑시노스 등 차세대 AP를 양산할 전망이다. 독자 기술인 MBCFET을 내세워 퀄컴, 하이실리콘 등 외부 고객사 물량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만의 디지타임스는 "삼성전자가 내년 3나노 공정으로 대량양산 채비에 들어갈 것"이라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시기가 2022년으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삼성의 GAA(MBCFET) 기반 3나노 공정 개발이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이 TSMC와의 미세공정 경쟁에서 촌각을 다투고 있기 때문이다. TSMC는 올해까지 5나노, 2022년 하반기 3나노 반도체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3나노는 삼성전자처럼 GAA 기술을 채택할 것이 유력하다.

앞서 IT매체 안드로이드헤드라인은 "삼성전자는 올해 GAA 기반 3나노급 공정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며 "삼성전자가 새 공정에 빠르게 진입하면 애플, AMD, 퀄컴 등 TSMC의 고객사를 차지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을 맡고 있는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스케일링다운(초미세공정)은 10나노 이하부터 7나노, 5나노, 3나노 순"이라며 "1나노씩 내려가는 것이 아니기에 4나노는 원래 없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의 미세공정은 그동안 TSMC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뒤처졌는데 GAA를 통해 유사한 수준에 온 것"이라며 "TSMC보다 기술을 먼저 발표한 것에도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이 4나노 없이 3나노로 갈 것이란 보도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화성 EUV 라인의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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