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등 악재 겹치며 위기의식 커져…20일 투입식 취소

광저우 8.5세대 OLED 팹 가동시점 2분기 뒤로 밀릴듯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지난 20일 예정이던 중국 광저우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생산라인의 투입식을 취소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투입식은 디스플레이 기업이 신규 팹에서 유리원판을 투입하는 것을 축하하는 행사다. 패널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의미다. 현재 광저우 팹은 대형 OLED 패널을 시험생산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 8.5세대 OLED 라인 투입식을 현지 분위기를 고려해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 행사는 지난 13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20일로 한차례 연기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광저우 OLED 팹은 공정 이슈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력 투입이 어려워지면서 이중고를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측은 2분기 내로 광저우 팹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이지만 뒤로 밀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현지 분위기상 광저우 팹의 투입식을 취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광저우 팹은 '봉지(Encapsulation·인캡)' 불량 이슈로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OLED는 수분, 가스 등에 노출되면 소자가 죽게 된다. 봉지 공정은 OLED 소자를 보호하는 핵심 공정이다.

LG디스플레이 측은 광저우 팹의 정상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문제 해결을 위해 PECVD(플라즈마화학기상증착) 장비 1대를 추가로 입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지 공정에서 발생한 문제가 어느 정도 일단락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늦어도 7월에는 광저우 팹이 정상화될 것이란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양산을 해야 중국으로부터 관련 보조금을 받는 등 여러 문제가 얽혀있어 회사 내부적으로도 위기의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사진=LG전자 제공
광저우 8.5세대 OLED 팹은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으로 생산하는 곳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8월 광저우 팹을 준공한 뒤 같은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었으나 공정 이슈가 생기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회사 측은 정상화 시점을 올해 1분기로 봤으나 코로나19가 겹치면서 가동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광저우 팹이 정상화된다고 해도 넘어야할 과제가 산적해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전세계 OLED TV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패널 공급량 또한 예상치를 크게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

TV 시장의 대목인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연기된 탓이다.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와 2020년 도쿄올림픽은 모두 내년으로 미뤄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충남 아산 탕정 2단지 기반 공사를 일시 중단했다. 글로벌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에 따른 속도조절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광저우 팹은 1분기 콘퍼런스콜에서 밝힌 것처럼 2분기 내 정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