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교배, 공식 대신 실제 유전자 따른 유전 법칙 적용

전시실, 진화계통도에 따라 배치…진화 과정 그대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 메인 이미지. 사진=닌텐도 코리아
[데일리한국 심정선 기자]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핫한 게임으로 떠오른 닌텐도의 콘솔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하 동물의 숲)'.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언택트(비접촉) 여가 활동에 대한 요구가 늘며 혼자 또는 친구와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급부상,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로 인해 '동물의 숲'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 공식 SNS를 통해 공개된 신상품 이미지. 사진=발렌티노 공식 SNS
일례로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 발렌티노와 마크 제이콥스가 자사 신상품을 '동물의 숲'을 통해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패션쇼 개최가 어렵자, 게임을 통한 온라인 패션쇼를 진행한 것.

양사는 해당 디자인의 옷을 이용자도 얻을 수 있도록 '마이 디자인 코드'도 공개해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꽃 교배에 적용된 실제 유전 법칙

다른 색상의 꽃을 배치해 교배를 진행한다. 사진=게임 내 갈무리
이렇게 '동물의 숲'이 크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게임 내 숨어있는 디테일이 큰 몫을 했다.

우선 이용자들이 가장 오래 즐기고 있는 콘텐츠 중의 하나인 꽃 교배가 있다. 꽃 교배는 인접한 꽃 사이에서 색상과 종이 합쳐진 꽃이 자라는 것으로, 희귀한 색상을 얻거나 두 색상이 혼재된 꽃을 얻을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일반적인 게임은 게임 내 짜여진 공식에 따라 꽃을 배치하면 원하는 색을 얻을 수 있거나, 정해진 확률에 따라 꽃을 얻을 수 있는 식이다.

'동물의 숲'에서는 정해진 공식이 아닌 실제 유전법칙을 적용했다. 장미와 은방울꽃을 제외한 모든 꽃은 RR, YY, WW의 유전자셋을 갖추고 있다. 장미의 경우에는 장미는 rr, yy, ww, ss의 유전사셋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 이용자들은 빨간색 백합과 빨간색 백합을 더하면 검은색 백합을 얻을 수 있다는 공식을 찾아냈으나, 주황색 백합으로도 검은색 백합을 얻을 수 있었다. 색상 조합 공식에 따른 교배가 아닌 해당 백합 개체가 가진 유전자셋에 따라 색상이 정해졌기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계산하기 복잡한 유전법칙이기에 이를 대신 계산해주는 사이트까지 등장한 상태다.

화석전시실에 숨은 디테일 '진화계통도'

생명의 나무로 이미지화한 진화계통도. 사진=게임 내 갈무리
'동물의 숲' 박물관 속 화석전시실에는 또다른 디테일이 숨어있다. 얼핏 보면 어류, 공룡 등으로 나눠진 듯한 화석전시실이지만 배치 자체에 의미가 담겨있다.

박물관 바닥에 표시된 동선을 따라 움직여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다. 끝까지 따라가 보면 각 주민들의 실루엣이 그려져 있고 맨 끝의 빈 자리에는 캐릭터를 위치시키면 위에서 불이 들어온다.

공룡관의 경우 출구에 운석 충돌 모형을 둬 운석 충돌설을 따랐음을 나타냈다. 사진=게임 내 갈무리
이는 '진화계통도'를 나타낸 것으로, 한 생물이 어느 단계에서 다른 생물과 분리되었고, 어느 생물과 유연 관계가 있으며, 어느 지점에서 멸종했는지를 보여주는 일종의 인포그래픽이다.

진화계통도 끝에 자리한 인류의 자리. 사진=게임 내 갈무리
캐릭터를 세우면 불이 들어오는 마지막 칸은 바로 인간의 진화계통도 상의 위치인 것.

이 같은 '동물의 숲' 속 디테일들은 편안한 게임 분위기와 더불어 게임의 인기를 장기화하는데 한 몫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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