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기·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판매 호조, 1Q 영업이익↑

H&A·HE사업본부 영업이익 모두 전년 대비 성장 추정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증권가 추정치와 큰 괴리를 보이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 신(新)가전 사업 성장세가 전통가전의 부진을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90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1% 늘어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LG전자가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것은 2018년 1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4조728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2% 감소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증권사들이 제시한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는 8474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5.9%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매출액은 15조5000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LG전자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10% 이상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것은 프리미엄 제품과 함께 신가전 판매 호조에 힘입은 결과로 풀이된다. 연결 실적에 반영되는 LG이노텍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에 대한 효과로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부문별 세부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증권가 추정치를 종합하면 1분기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사업본부 영업이익은 7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H&A사업본부는 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신가전 판매 호조로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TV사업을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영업이익은 3000억원대에 머물렀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모두 상승했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와 VS(자동차부품솔루션)사업본부는 적자가 누적되고 있다. 1분기 MC사업본부의 영업적자는 2000억원대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VS사업본부 적자는 300억에서 700억원 사이에 머물렀을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LG전자의 각 사업본부는 전반적으로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았지만 2분기부터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여파가 본격 반영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오프라인 유통망에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과 유로2020이 모두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에서 OLED TV 판매 부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TV 출하량은 2억350만대로 전망돼 전년 대비 8.7% 줄어들 전망이다.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도 불가피하다.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6.7% 감소하며 관련 손익이 예상보다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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