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코로나19 확산 속 삼성전자 LG전자 악영향

스마트폰·TV·노트북 등 전자기기 상반기 출하량 급감 가능성

사진=삼성전자 제공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전세계 전자산업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스마트폰·TV·노트북 등 완성품 업체의 출하량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추정치를 최근 2억7400만대 수준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는 지난 1월 전망한 3억700만대 수준에서 10.7%가 줄어든 것이다.

스마트폰 최대 수요 국가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 코로나19의 발원지인 중국은 상황이 진정되고 있는 반면 미국, 유럽 등에서는 가파른 확산세가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세계 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는 공장에서 제품 생산이 가능하냐는 문제를 넘어 미국, 유럽에 있는 제품 판매처가 문을 닫을 것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D램익스체인지는 코로나19의 팬데믹으로 올 한해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0억2900만대 정도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해 7.8% 줄어든 수준이다. 소비 위축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출하량은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TV 시장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전자의 유럽공장 가동 중단 여파와 함께 도쿄올림픽 연기가 출하량을 끌어내릴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는 올해 1분기 전세계 TV 출하량이 4460만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하기 전 추정치인 4880만대 수준보다 8.6% 내려간 값이다. 2분기 출하량은 4410만대 수준으로 전망돼, 지난 1월 추정치인 4760만대 수준에서 7.3% 재조정됐다.

삼성전자의 유럽 생산기지는 이미 '올스톱' 상태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헝가리 TV 공장에 이어 폴란드 공장까지 모두 문을 닫았다. LG전자의 폴란드 므와바 TV 공장은 생산량 감축에 들어간 상태다.

D램익스체인지는 "EURO 2020와 도쿄올림픽 연기는 올해 TV 수요 위축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올해 전세계 TV 출하량은 2억520만대 수준을 보여 전년 대비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출하량 2억520만대는 팬데믹이 전세계를 강타하기 전 전망치와 비교해 6.7%가 하향조정된 것이다.

노트북 시장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노트북과 PC 제조 공장은 중국에 집중돼 있다. 1분기 전세계 노트북 출하량은 2790만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추정돼 지난 1월경 예상한 수치보다 20.3%가 낮아졌다.

주요 전자기기에 대한 1분기 출하량 추정치. 사진=D램익스체인지 제공
모바일 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중심의 메모리반도체 시장도 암울하다. 지난 1월 트렌드포스는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의 빗그로스가 각각 13%, 32%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스마트폰·노트북 등 세트산업이 마주한 악재로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D램과 낸드플래시의 가격 상승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앞서 D램익스체인지는 "2분기 낸드플래시 평균판매가격(ASP)이 전분기 대비 5%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하지만 3분기에 진입하자마자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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